김용식
김용식

여당의 전당대회가 3월 초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전당대회가 다가온다니 몇몇 언론은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우파 정당인 국민의힘이 ‘도로 영남당’, ‘수도권 민심과 중도를 잃을 것’, ‘급격한 우향우를 하게 될 것’이라는 둥, 여당 내 혼란이 야기되길 원하는 기도문 같은 기사를 써대고 있다. 더욱이 전쟁 중에는 주요 거점이 되는 아군 진지를 강화하고, 더욱 정신력을 강하게 무장해야 하는 법이 맞지만, 유독 우파 정당에만 그 당연한 행동이 ‘극우’의 행태라는 듯 비아냥을 쏟아내는 것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에 ‘도로 호남당’, ‘급격한 좌향좌’라는 말을 하는 꼴을 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더욱이 배신의 아이콘 유승민 전 의원도 좌파 성향인 주진우가 진행하는 KBS1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쿵짝을 맞추며 본인의 발목을 잡기 위해 대통령실과 윤핵관이 움직인다는 허황한 말을 늘어놓았다. 저런 얼치기 중도팔이 정치인과 민주노총 산하 언론 노조의 영향으로 언론과 방송계의 편향성이 짙어지며 우파 진영 입장에서는 다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공정하지 못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무능한 좌파 정부가 불러온 부동산 폭등, 중국과 북한에 굴욕외교, 좌파 정치인들의 이중성 등에 분노한 국민은 시대정신에 따라 ‘공정과 정의로움’을 내세운 현 여당의 손을 기꺼이 들어주었다. 국민은 국가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선택’을 한 것이다.

정치는 그 ‘선택’을 받기 위한 설득의 기술이다. 진보좌파가 내세운 시대정신이 국민의 마음에 한 뼘 더 닿아 그들이 선택받았던 시기도 있었다. 당시 보수정당이 내걸었던 시대정신이 단지 국민에게 한 뼘 더 모자랐던 것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중도의 표심을 잡겠다며 왼쪽으로 한 걸음, 두 걸음 움직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우리가 서 있는 오른편에 우뚝 서서 ‘왜 보수 우파 정당을 선택해야 하는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이 무엇인지’, ‘국가 발전을 위해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정책과 비전을 통해 더욱 매력적이고 섹시하게 홍보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은 훌륭한 단 5분의 연설일 수도 있고, 때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는 정치인 단 한 사람의 사진 한 장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 정치인 모두는 스스로가 본인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당을 선택해 공천을 받았을 것이다. 초선이든 중진이든 모두 마찬가지였으리라. 아니라면 애초에 3지대 혹은 중도 정당을 표방하는 정당에서 정치를 하거나 왼쪽에 있는 정당에서 정치를 했어야 맞다. 당권 주자들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선택한 정당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대표를 노린다면 진보 혹은 좌성향의 표를 얻겠다고 왼쪽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 아니라 그들을 오른쪽으로 끌어올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부디 철지난 극우몰이에 겁먹지 말고 더욱 선명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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