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 ’18: 0’ 의미, 민주주의여 만세
국회 상임위 ’18: 0’ 의미, 민주주의여 만세
  • 박동원 정치평론가
  • 승인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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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盧-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완성?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개혁? 정말 무식한 소리

-투쟁과 쟁취의 민주화를 민주주의관에 이식. 민주주의도 여전히 ‘투쟁과 쟁취’ 결과물로 착각

-내 생각이 늘 옳지 않으며, 언제든 사적 욕망에 노출될 수 있다는 생각 선행돼야 민주주의 가능

지난 3월 14일 여의도 민주당사. 김홍걸 비례대표 후보 정견발표. “DJ-盧-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완성’ 이룰 것”이라 포부를 밝혔다. 이런 무지가 지금의 18:0 사태를 낳았다. 청와대와 자신이 진보라 착각하는 일반의 586들도 아마 이런 생각에 동의할 것이다. ‘민주주의 완성’은 정말 무식한 소리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지난해 9월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히며 “어느 정권이 들어와도, 그 누구도, 뒤로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은 더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자기 생각이 진리요 선이고 정의인가인가? 되돌릴 수 없다니. 오만함과 무지함이 충만한 발언이다.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총선대표는 총선 직후 페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 총장을 향해 “서초동에 모였던 촛불 시민은 힘 모아 여의도에서 이제 당신의 거취를 묻고 있다”며 윤 총장에게 사실상 사퇴를 요구하였다. 4.15총선의 민의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독선적 발언이다.

민주주의는 선의에 기반한 체제가 아니다. 인간은 상황과 조건이 주어지면 누구든 언제든 악마로 돌변한다. 그래서 견제와 대화를 통해 타협을 하면서 체제와 공동체를 유지해가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발언들은 586들의 민주화와 민주주의를 혼동하는 데서 오는 착각에서 기인한다. 아마도 18:0 이후 586들의 단톡방에선 드디어 민주주의가 완성이 되었다 부심 가득한 대화들이 오갔을 것이다. 그동안 민주주의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민주주의여 만세”를 외쳤다. 내가 그랬으니.

◇586, 민주화와 민주주의를 혼돈

자유한국당 3040 당협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586에게 전면전을 선포한다"고 밝히고 있다. 2019.12.16

독서뿐만 아니라 누가 가르쳐준 적도 없다. 그렇다고 그런 이념적 기반의 80년대의 반독재 투쟁이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민주적 권리, 즉 제도적 민주화를 쟁취하는데 충분히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어쨌든 투쟁은 일정한 이념적 기반없이 지속되긴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투쟁과 쟁취의 민주화 습관과 생각은 민주주의관에 그대로 이식되었다. 민주주의도 여전히 ‘투쟁과 쟁취’의 결과물로 착각한다. 최근 진중권이 언급한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정치, 예외적 상황의 예외적 힘 등으로 상징되는 칼 슈미트는 이미 최장집 등에 의해서 계속 언급되었다.

원래 칼 슈미트는 부르조아 중산층이 지탱하는 바이마르 공화국을 사수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정치적 힘을 요구하는 이론을 주장했었다. 일면 이해는 가지만 어떤 이론이든 그 이론은 반대 급부를 이미 내재하고 있다. 결국 ‘예외적 힘’은 히틀러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다.

투쟁과 쟁취의 민주화 또한 마찬가지다. 싸워서 빼앗아낸 것은 싸워서 지켜야 한다는 반대급부를 이미 내재하고 있다. 생각을 완전히 바꿔야 민주주의가 가능한데 민주화 이후 ‘권력쟁취’에 매몰되어 여전히 민주화의 관성대로 30여 년을 보내온 것이다.

민주주의는 선의에 기반한 체제가 아니다. 인간은 상황과 조건이 주어지면 누구든 언제든 악마로 돌변한다. 그래서 견제를 통해 균형을 잡고, 대화를 통해 타협을 하면서 체제와 공동체를 유지해가는 것이다. 내 생각이 늘 옳지 않으며, 언제든지 사적 욕망에 노출될 수 있다는 생각이 선행되어야 민주주의가 가능하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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