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 78세 박지원과 80세 김종인
시대착오적 78세 박지원과 80세 김종인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 승인 2020.07.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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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세의 정무적 판단과 언어구사력이 있다는 박지원을 국정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적절할까

-김종인은 1993년 동화은행 수뢰사건으로 물러난 이후 2012년 박근혜 선대위에 얼굴 내밀어

-대중과 언론의 착각이 만들어낸 상징자산이 퇴물을 퇴장은커녕 일선에서 설치도록 위력발휘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에 대해 논란이 분분합니다. 야권에서는 그의 대북 밀사 및 불법 송금 전력을 근거로, 문 정부의 변하지 않는 대북 스탠스와 정권 말기의 남북관계에서의 ‘한 건 큰 쇼’ 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역주의가 여전히 거센 선거판의 선거전략 관점에서 보는 분들은 2022년 대선과 지선을 앞두고 이반, 이탈, 균열 가능성이 있는 호남 표심을 굳히려는 전략으로 보기도 합니다.

행정 관점에서 보는 분들은 국정원의 업무가 대북·대공 업무 외에도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에 대한 정보 수집·분석 업무와 산업·기술 관련 정보 수집·분석 업무도 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학습 능력이 한참 떨어지면서 오로지 정무적 판단과 언어구사력이 좀 있는 78세 노인을 스파이 부대 대장(국정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시비도 일고 있습니다.

아무튼 인사든 사물이든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것이니 이런 시비는 당연합니다. 그런데 저는 나름 중책을 맡은 78세 박지원과 80세 김종인을 발탁하고 추대한 사고방식을 보게 됩니다. 이 분들은 자신의 정치적 소명을 뭐로 생각할까요? 그들의 정치적 혼을 묻게 됩니다.

◇김종인, 동화은행 수뢰사건으로 물러난 뒤 20년 동안 때만 기다려

김종인은 1993년 동화은행 수뢰사건으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2012년 박근혜 선대위에 얼굴을 내밀 때까지 거의 20년 동안 한 일을 저술, 투쟁, 전문가 조직, 교육 등에서 살펴보자면, 고 박세일과는 확실히 다른 부류라는 것을 느낍니다.

고 박세일은 끊임없이 국가 비전 정책을 논하는 책을 쓰고, 이를 같이 연구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토론하고 교육을 하고, 때때로 역풍이 상당한 발언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종인은 그런 것을 전혀 하지 않고 때를 기다렸습니다. 물론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만나온 것 같습니다.

20년 동안 경제민주화 담론을 풍부하게나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을 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다만 상징 자산을 즐긴 게 아닌가 합니다. 저는 솔직히 그나마도 빈 껍데기요, 번지수 착오요, 시대착오라고 생각합니다만.

◇박지원보다는 김종인이 그래도 나은편

박지원은 그의 삶의 이력과 발언을 보면 긴 말이 필요 없는 분입니다. 정치인과 정치집단의 소명이나 혼은 정치를 하는 이유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정치적 생명 뿐만 아니라 육체적 생명도 걸고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관료는 영혼이 없다고 하는데, 저는 반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료도 영혼, 즉 소신과 강단이 있습니다. 아니 있어야 합니다.

독립·건국 세대, 군사혁명-경제건설-민주화투쟁 시기의 관료와 정치인들(노무현 까지)은 지혜는 적을지라도, 영혼은 좀 살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관료 세계에서도 정치판에서도 영혼이 사라진 듯합니다. 소신, 결기, 강단, 멋 낭만 등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선수들은 그저 웃을 따름이지만, 대중과 언론의 착각이 만든 이미지(상징자산)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퇴물이 되어야 마땅한 박지원과 김종인이 퇴장은커녕 일선에서 설치는 이유입니다.

그래도 박지원보다는 김종인이 훨 나아 보입니다. 박지원은 권력 눈에 들려고 열심히 조아리고 꼬리치는 비루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김종인은 ‘너희들이 나를 구원자로, 짜르로 모셔야지’ 하는 자존심과 자만심 넘치는, 적어도 비루해 보이지는 않는 사람 같습니다.

대한민국은 영혼 무시 내지 부재 정치라는 어두운 터널에 진입한 것 같습니다. 곧 통과 하도록 해야겠지요.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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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애인 2020-07-19 09:18:19
저들을 평함에 있어 나이를 가지고 평하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통섭의 지혜가 있을 수 있지요. 다만 저들의 전력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었는가라는 관점에서의 평가는 좀더 신랄하게 평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