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송철호 민주당 후보의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불러 ‘공공기관장 자리를 만들어놨으니 출마를 접어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임 전 최고위원에게 ‘그거 VIP 뜻이다. 말 안 들으면 네가 죽는다’고 불출마를 압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임종석 전 실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청와대 첫 비서실장이었다. 그의 발언은 곧 문재인의 뜻이라고 봐야 한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재판의 핵심은 문재인의 개입 여부다. 이번 증언은 문재인을 향한 의문이 사실로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울산 남구을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65%의 지지율로 울산시장에 당선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재선을 노리던 김기현은 송철호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에게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김기현 첩보를 내려보냈다. 김기현이 자유한국당 후보로 확정된 당일 울산경찰청은 김기현 측근에 대해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결국 선거는 송철호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후 경찰은 김기현 측근 70여 명을 저인망 수사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기현 측은 황 청장을 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소했다.

송철호는 문재인의 절친으로 30여 년 호형호제해왔던 사이다. 선거에서 8전 전패한 송철호의 당선을 문재인이 자신의 당선보다 더 원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심지어 2014년 울산 남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신분이던 문재인이 자기 당 후보 대신 무소속 송철호의 지원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문재인은 대한민국 역사상 공사 구분이 가장 엉망진창인 대통령이었다. 남들에게 들이대는 엄중한 도덕적 잣대를 자신과 자신의 가족 그리고 가까운 친지에게는 완전히 면제해주는 ‘제멋대로’ 도덕 관념의 소유자다. 이번 사건도 그런 사례의 하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문재인이 깊숙이 얽혀있는 사건이 이것뿐일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무너뜨린 진짜 심각한 ‘내란형’ 범죄들에 문재인이 얽혀있다는 의혹들도 남김없이 밝혀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