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27번째 원전인 신한울 1호기가 지난 2010년 첫 삽을 뜬 지 12년 만에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우리나라의 27번째 원전인 신한울 1호기가 지난 2010년 첫 삽을 뜬 지 12년 만에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미뤄오던 우리나라의 27번째 원전인 신한울 1호기가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2010년 첫 삽을 뜬지 12년 만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경북 울진군 북면 덕천리·고목리 신한울 1호기 부지에서 지역 주민과 국내외 원전산업 관계자를 초청해 신한울 1호기 준공식을 열었다.

신한울 1호기는 우리나라가 원전 핵심 설비를 국산화하고 기술 자립을 이뤄낸 첫 번째 한국형 원전(ARP1400)이다. APR1400은 그동안 해외에 의존해왔던 원자로냉각재펌프(RCP),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의 핵심기술을 국산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9년 취득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받을 만큼 세계 최고의 안정성을 자랑한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에도 진출한 바 있다.

신한울 1호기가 정식 가동을 시작한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원전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체코, 폴란드 등으로 수출을 추진하는 원전과 같은 모델인 만큼 신한울 1호기의 성과는 우리 원전의 수출과 직결될 수 있다.

신한울 1호기에서는 연간 1만424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이 생산된다. 이는 지난해 경북 지역의 총 전력 소비량인 4만4258기가와트시의 4분의 1에 달한다.

당초 신한울 1호기는 2017년 준공 후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경주 지진에 따른 부지 안전성 평가, 기자재 품질 강화 등을 이유로 일정을 미루면서 건설·가동이 지연돼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신한울 1호기의 가동으로 겨울철 전력 예비율이 기존 11.7%에서 1.6%포인트 상승한 13.3%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 예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공급량이 충분해 안정적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연간 최대 140만톤이 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대체해 에너지 무역적자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액으로 따지면 연간 25억5000만 달러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한울 1호기 준공을 계기로 우리나라 원전산업이 다시 도약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원전 생태계 복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신한울 3·4호기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내년 중 전원개발 실시계획 승인을 완료하는 등 2024년 착공을 목표로 신속한 건설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한울 3·4호기가 착공에 들어가면 설비투자, 발전 기자재 등 2조원 규모의 원전 일감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 인력 양성과 기업 지원 인프라 구축 등 원전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도 조성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업계의 경영 애로 해소와 신규 설비투자 등을 위한 금융지원, 연구·개발(R&D) 지원에 1조원 이상을 별도로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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