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김정은, 북한 체제 변혁 가능성?
사면초가 김정은, 북한 체제 변혁 가능성?
  • 강량 주필, 정치학박사
  • 승인 2020.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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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가 김씨 일가 위에 군림할 경우 몰락할 수밖에
김씨 왕조 운명, 문 정권 하기 달려
북한 김정일(오른쪽) 김정은(왼쪽)

한때 김정은의 선군정치는 김정일의 사망과 함께 위기에 봉착했다. 아버지로부터 체제를 이어받은 김정은은 군의 영향력을 줄이고 당이 중심이 되는 일종의 체제변혁을 도모했다.

그러나 고모부 장성택사건과 장성택 총살과정에서 군중심의 체제에서 당이 중심이 되는 체제 변혁을 완성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장성택이 군부 중심으로 운영되던 북한의 모든 이권체계를 당 중심으로 끌어당겼고, 그 과정에서 중국과 손잡고 북한의 체제변혁을 도모했기 때문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심각한 권력불안을 느낀 조카 김정은은  군부의 힘을 얻고서 고모부를 총살시켰다.

따라서 본의 아니게 북한군부의 힘은 김정은의 의도와 달리, 당보다도 더욱 강해졌다.

이후 겉으로는 북한 노동당이 북한 군부를 접수하고 있다는 정치적 선전을 전격적으로 강화하고 나섰지만, 이는 환언해보면 여전히 김정은의 통치는 군부의 지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수면 밑의 사실들을 오히려 입증해 주는 상징적 의미가 되었다.

'북 정전협정 체결 67주년' 백두산 기념 권총 수여식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북한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조국해방전쟁 승리(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백두산 기념 권총 수여식에서 군 주요 지휘성원들에게 백두산 기념권총을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2020.7.27
'북 정전협정 체결 67주년' 백두산 기념 권총 수여식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26일 오후 북한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조국해방전쟁 승리(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백두산 기념 권총 수여식에서 군 주요 지휘성원들에게 백두산 기념권총을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2020.7.27

김정은은 미국 트럼프대통령과의 협상에서 겉으로는 화려한 국제적 외교 명성을 얻었지만, 실질적으로 북한주민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재원은 전혀 얻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대북 국제제재는 더욱 강화되었다.

모든 경제적 이권을 박탈당한 군부는 김정은에 대한 내부적 불만이 높아졌다.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는 북한군부의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은 날로 와해되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김정은은 자신의 친위부대를 풀어서 군부의 수장들을 처형하고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 결과 북한 군부는 김정은이 단행하는 과감한 숙청작업에 겁을 먹고, 겉으로는 김정은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불만이 점점 더 커졌다.

그렇지만 이런 위기상황에서 김정은이 다시 당중심의 체제선언을 바꾸어, 군부 중심으로의 체제변화를 도모할 수는 없다.

이는 만약 군부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북한 경제를 다시 장악할 경우, 군부가 당을 넘어서는 폭력적인 권력조직으로 탈바꿈될 가능성이 높다. 급기야 북한 군부가 백두혈통 김씨 집안을 능가하는 북한 최대의 권력조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 찾은 김정은 = 북한 김정은이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정전협정일·7월27일)에 즈음해 북한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를 찾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2020.7.27

 

체제변혁 위기에 당면한 김정은은 최근 숨어 있다가 다시 나타나고, 또 다시 숨어버리는 변칙적인 통치과정을 통해 유일하게 자신이 믿을 수 있는 김여정을 내세워, 당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변화를 찾고 있다.

그러나 남한으로부터 새로운 자금이 수혈되지 않는 한, 백두혈통의 지도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제대로 발휘될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다.

김정은은 군부를 달래려고 개성공단 연락사무소도 폭파하고, 정전기념일에 군 장성들에게 직접 권총도 나누어 주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통치자금문제가 풀리지 않고 경제적인 사면초가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는 결국 초라한 미봉책에 불가하다.

그래서 북한은 문재인정권을 거칠게  다그치고 있다. 온갖 욕지거리를 다하는 김여정의 말속에 엄청난 다급함이 들어 있다. 북한의 이런 대남위협은 줄곧 한반도 평화체제를 강조해 왔던 문재인 정권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파괴되는 모습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파괴되는 모습

그래서 문재인 정권은 박지원-이인영-서훈으로 이어지는 대북관계 개선과 지원을 위한 삼두마차로 올 인 (All In)하며 북한의 다급함에 충실히 호응하고 있다.

앞으로 문재인정권은 두 가지 형태에서 북한에 대한 나름의 진정성을 보일 것 같다. 하나는 당초 50억 달러의 방위비를 요구했던 미국이 13억 달러수준에서 협의하자고 대폭적인 삭감을 제안하였지만, 아직까지 한국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는 방위비 증액문제와 이로 인한 한국 국민들의 반미감정을 고취시켜, 한미동맹관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문 정부 의도는 이후 궁극적으로 미군이 한국에서 상당부분 철수하거나, 한미동맹의 전략적 기능을 대폭 축소시키려는 것이다. 이런 의도는 당연히 북한을 만족시킬 수 있다.

두 번째는 새로 꾸려진 박-이-서 대북 삼두마차를 통해,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를 우회하면서 북한정권에 대해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정권은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단 한국 내에서 제도적 차원에서의 체제변혁을 앞당겨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임 국정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왼쪽)을 내정했다. 국가안보실장은 서훈 국정원장(가운데)을 임명했다. 신임 통일부 장관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
청와대는 신임 국정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왼쪽)을 내정했다. 국가안보실장은 서훈 국정원장(가운데)을 임명했다. 신임 통일부 장관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을 내정했다.

한국사회 내에서 새로운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다시 말해 한국의 주권자들로부터 통치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문재인 정권 단독으로 국내외적으로 얽혀있는 대북 억압체인들을 풀어낼 수는 없다.

그래서 어쩌면 현재 남과 북이 동시에 일종의 체제변혁의 위기상황에 같이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북한 김정은의 권력유지 시간대와 남한 문재인정권의 권력유지 시간대가 상호 깊이 맞물려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의 문재인정권에 대한 의심은 여전히 남을 것이다. 이는 문재인정권이 개헌을 통해서 문대통령이 재선될 수 있도록 하거나, 또 이런 저런 법적인 장치들을 통해, 문 정권의 실세들이 한국사회를 장기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문 정권 실세들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김정은은 이를 몹시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문재인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주사파들이 북한보다 50배 규모의 경제력을 갖춘 한국을 완전히 장악할 경우, 북한을 종속시키는 자신들의 사회주의 또는 전체주의 세상을 한반도 전역에서 실현하려는 야욕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체제변혁위기의 다급함에서 김정은보다 훨씬 여유로운 문재인 정권으로 말미암아, 이래저래 김정은의 초조한 불면의 밤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협력 진정성과 그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가 현실화될 때까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것 같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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