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T2DM) 환자들의 혈당 관리 방법으로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이 단기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T2DM 환자는 4억8000만명에 달한다.
제2형 당뇨병(T2DM) 환자들의 혈당 관리 방법으로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이 단기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T2DM 환자는 4억8000만명에 달한다.

다이어트 방법으로 유명한 ‘저탄수화물-고지방(저탄고지)’ 식이요법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 식단을 장기간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최근 덴마크 오덴세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카밀라 한센 교수팀은 미국 내과학회 학술지인 ‘내과학 회보’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한센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2형 당뇨병 환자 165명을 대상으로 2016년 1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6개월간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피실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군에는 저탄고지, 대조군에는 그와 정반대인 고탄수화물-저지방(고탄저지) 식사를 하도록 한 것이다.

식단의 전체 칼로리는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가급적 칼로리 소비량과 균형을 맞추도록 했다. 영양소별 비율의 경우 칼로리를 기준으로 실험군은 탄수화물 20%, 지방 50~60%, 단백질 25~30%였으며 대조군은 탄수화물 50~60%, 지방 20~30%, 단백질 20~25%를 제시했다.

그 결과 반년 뒤 실험군은 대조군보다 당화혈색소(A1c)가 0.59% 낮았고 체중도 3.8kg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A1c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 포도당과 결합한 것으로, 적혈구의 수명이 약 120일이기 때문에 2~3개월 간의 장기적 혈당치를 알려주는 지표로 쓰인다. 예컨대 A1c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또 저탄고지 그룹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도 비교우위를 점했고 허리둘레와 체지방 비율은 더 많이 개선됐다. 다만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은 두 그룹 모두에서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저탄고지의 효과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단을 종료하고 3개월이 지나 앞선 지표들을 다시 측정했더니 긍정적 효과가 사라졌다. 한센 교수는 "이는 저탄고지 식단을 장기간 계속해야 의미 있는 혈당 관리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연구팀에 의하면 실험군 환자들은 저탄고지 식단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당뇨병은 평생 관리해야 함을 감안할 때 저탄고지를 주된 관리법으로 삼기에는 물의가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종양 영양학자이자 미국영양학회 대변인인 에이미 브래개그니 박사는 "탄수화물은 신체와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중요한 영양소"라며 "문제는 빵과 당류 같은 고가공 단순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어 "가능하면 통곡물로 만든 빵이나 현미, 콩 같은 복합 탄수화물을 선택하고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오덴세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카밀라 한센 교수가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2022)’에 참석해 저탄고지 식단의 당뇨병 개선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EASL
오덴세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카밀라 한센 교수가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2022)’에 참석해 저탄고지 식단의 당뇨병 개선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EA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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