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5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에 제안한 내년도 예산안 중재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던 국면이 비로소 해결 실마리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에 제안한 내년도 예산안 중재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고심 끝에 대승적 차원에서 국회의장의 뜻을 존중해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지금은 위기 극복에 우리 사회의 총력을 모아야 할 때"라며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 여당이 예산안 처리를 방치하는 이 무책임한 상황을 언제까지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민생 경제 상황을 고려한 결단"이라며 "정부 여당도 의장 중재안을 수용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여당에서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예산안 처리는 기본적으로 정부 여당 업무"라며 "저희로서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알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는 만큼 정부 여당은 당연히 이를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수용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그것이) 민생에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이런(진척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상인적 현실 감각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미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12월 2일)과 정기국회 회기(12월 9일)를 넘긴 가운데 민주당이 김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하면서 국민의힘이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에 따라 예산안 합의 여부가 판가름 나게 됐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주재한 국민의힘 주호영·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번 예산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1%포인트(p) 내리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또 김 의장은 또 다른 핵심 쟁점인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은 민주당 요구대로 삭감하되 일단 예비비로 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부대의견을 채택하는 절충안을 함께 내놨다.

앞서 정부는 법인세를 현행 25%에서 22%로 3%p 인하하는 세법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민주당은 이를 ‘초부자 감세’라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기업에 대한 세금감면이 주주들의 이익으로 환원되고 기업의 고용을 늘리는 방법이라며 민주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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