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사목, ‘탈북민 마음통합’ 주제로 ‘2022 통일선교 열린포럼’ 개최

“탈북민 인정‧존중하는 공간으로서 교회 역할 필요...교회만의 영역”
“교회내 지역네트워크, 교육‧아카데미, 건강한 남북공동체 만들어야”

15일 서울 강일교회에서 열린 ‘2022 통일선교 열린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북사목
15일 서울 강일교회에서 열린 ‘2022 통일선교 열린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북사목

“탈북민들이 자기정체성을 형성하고 자기초월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북한 문화를 재현할 수 있는 상황과 남한 문화를 습득하고 배우고 소통할 환경이 함께 있어야 하는데, 교회가 바로 이러한 공동체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15일 서울 강일교회(담임 정규재 목사)에서 ‘탈북민 마음통합과 통일선교’라는 주제로 개최된 ‘2022 통일선교 열린포럼’에서 제1세션(남북 주민의 통합과 통일: 사회통합 관점에서) 발표를 맡은 신효숙 교수(북한대학원대)는 탈북자 사역의 교회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범교단적 북한 사역 목회자 모임인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회장 정베드로 목사, 이하 북사목)이 주최했다.

신 교수는 “오늘날 교회 현실은 탈북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잘못된 인식과 편견이 있다”며 “탈북민을 포함한 타자에 대한 무관심이 만연하고, 삶을 공유하지 않고 혼자만의 게토에 머무르는 개인들도 많다. ‘도움을 주는’ 남한 성도와 ‘도움을 받는’ 탈북민 성도의 관계로 굳어진 경우도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교회 공동체는 도움을 주는 자와 받는 자가 모두 돌봄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깊이 체험하는 공동체여야 한다”며 “탈북민 성도와 남한 성도가 멘토와 멘티의 방식, 도움을 베푸는 자와 받는 자로 맺어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포럼에서 발표중인 신효숙 교수. /북사목
포럼에서 발표중인 신효숙 교수. /북사목

그녀는 “탈북민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공간으로서 교회 역할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자기 모습 그대로 받아주는 공동체에 소속되고 고유성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며 살아갈 때, 삶의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 이는 교회만이 제공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 문화를 재현하는 것은 그들에게 북한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긍정할 뿐 아니라, 과거 고향의 전통과 연속성을 주고 정서적 안정을 제공한다”며 이를 위해 교회가 ▲거시적 상호문화 이해와 공감교육 ▲소그룹 남북공동체 모임에서 서로 삶을 표현하고 문화를 성찰하고 분석하고 비판할 기회 등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교회 안에서 서로 돕고, 배우고, 진정한 만남 이뤄지는 경험 제공하는 것 중요”

이날 제2세션(탈북민 상담의 실제와 이해)을 발표한 오은경 교수(공군사관학교)는 탈북민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교회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오 교수는 “기독교 박해 1위 국가가 북한이다. 같은 피를 나누며 함께 어울린 민족이 주체사상과 공산주의로, 가장 먼 나라가 됐다. 우리가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이유”라며 “북한에 갈 수 없기에 우리에게 탈북민을 보내주셨고, 그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교회의 역할 첫번째로 “지역사회의 중요한 네트워크로서 기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역사회 내 거주하는 탈북민에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탈북민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 중 하나는 극심한 외로움과 고립, 단절이다. 지금 어디에선가 여전히 소외된 상태로 살고 있는 탈북민들을 찾아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적극적 교회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포럼에서 발표중인 오은경 교수. /북사목
포럼에서 발표중인 오은경 교수. /북사목

두번째로 “교회 내에서 북한 선교와 탈북민 사역을 위한 교육-아카데미 운영이 필요하다”며 “북한 사회와 주민, 탈북민에 대한 배경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그들의 마음을 여는 열쇠다. 기초 지식 습득은 그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관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며, 복음과 선교로 나아가는 디딤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번째로 “교회 안에서 남과 북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건강한 공동체들을 구성하는 것”이라며 “탈북민의 경우 북한 체제 내 생활총화 등의 경험으로 신뢰 있는 대인관계 경험이 부족하고 서툴다. 때문에 교회 안에서 서로 돕고, 배우고, 나누며 건강하고 진정한 만남이 이뤄지는 경험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포럼 개회예배에서는 김성태 총신대 명예교수가 ‘파수꾼의 사명(겔 3:16-21)’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이후 포럼에서는 제1세션 신효숙 교수와 제2세션 오은경 교수이 발표 후 하충엽 교수(숭실대)와 윤현기 교수를 좌장으로 임재환 교수(숭실사이버대)와 허남일 목사(그날교회)가 각각 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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