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장 김원웅, 그는 누구인가?
광복회장 김원웅, 그는 누구인가?
  • 박동원 정치평론가
  • 승인 2020.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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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 중 박정희 대통령의 한일기본조약 체결에 반대하다 투옥되는 등 나름 열성적 학생운동

-졸업 후 집권당인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꼬마민주당, 한나라당, 개혁국민정당, 열린우리당 전전

-김원웅은 생각이 바뀌었다 옹호하면서 왜 백선엽 장군 과거행적에 대해서만 집요한가

네이버 인물정보 캡쳐

김원웅은 1944년 중화민국 쓰촨성 충칭시에서 태어났다. 광복 후 부모 조선의열단 김근부 지사와 전월순 여사는 대전에 터를 잡았다. 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중 박정희 대통령의 한일기본조약 체결에 반대하다 투옥되는 등 나름 열성적으로 학생운동을 했다.

졸업 후 그동안 자신이 반대해왔던 집권여당 ‘민주공화당‘ 사무처 당료가 됐다. 1980년 전두환 정권이 출범하고 이듬해에 ‘민주정의당‘이 창당되자, 김원웅은 바로 민주정의당으로 옮겨 사무처 직원으로 일했다. 1990년 3당 합당이 성사되어 ‘민주자유당’이 탄생했고, 김원웅도 민자당 당원이 됐다.

김원웅이 자신이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꼬마민주당, 한나라당, 개혁국민정당, 열린우리당을 전전하며 입지를 구축해왔듯 역사도 하나의 얼굴이 아니다.

그러나 거대 여당에서 설 자리가 없자 ‘꼬마 민주당’으로 옮겨 1992년 14대 총선에 당선된다. 그 뒤 재선에 실패하고1997년에 갑자기 <한나라당> 창당에 합류하여 2000년 16대 총선에 재선을 한다. 2002년 대선 직전에는 노무현의 인기가 오르자 탈당하고 <개혁국민정당>을 창당한다.

◇철새 정치인 김원웅

그러더니 2004년 제17대 총선 <열린우리당> 후보로 3선이 되어 상임위원장도 역임한다. 이후 2008년 제18대 총선에 패배하고, 2010년 지방선거 대전 시장에도 패배하자 결국 정계 은퇴를 했다. 2015년, 남북 민족 운동 모임인 ‘민주통일정치포럼’을 창립했고 일흔 다섯의 나이에 광복회장이 됐다.

김원웅의 알룩달룩한 무지개색 삶을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가 어떤 연유로 ‘철새의 삶’을 살아왔는지 알고 싶지도 않다. 인간의 삶이란 게 대략 그렇다. 자기 신념과 의지대로만 살아질 수 없는 게 삶이다. 그리고 이利를 쫓는 삶도 념念을 추구하는 삶도 본질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다.

김원웅의 행적을 두고 한쪽에서는 표리부동하고 이율배반적인 철새라 비난하고, 또 한쪽에서는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에 과거의 삶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옹호한다. 여기서 두 가지의 성찰점이 생긴다. 하나는 김원웅 자신이 무지개색 삶을 살아온 것처럼, 역사 또한 무지개색 총천연색이란 것.

김원웅이 자신이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꼬마민주당, 한나라당, 개혁국민정당, 열린우리당을 전전하며 입지를 구축해왔듯 역사도 하나의 얼굴이 아니다. 온갖 영광과 치욕이 뒤섞여 있다. 김원웅이 자기 삶을 뒤돌아 성찰해본다면 결코 어제와 같은 직선적 친일청산 발언을 할 수가 없다.

김원웅의 처신을 생각이 바뀌었다 옹호하면서 왜 백선엽 장군 같은 이의 과거행적에 대해서만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가. 결국 자기편이냐 아니냐가 기준이다. 백선엽이 민주당 당원이었다면 시비를 걸 일이 없었을 것이다.

◇역사는 선과 악 뒤섞여 있어

역사는 명징하지 않다. 영웅의 위대한 삶도 이면을 보면 썩은 내가 진동하고, 지사의 거룩한 삶도 파헤쳐 보면 지저분하다. 역사는 선과 악, 정의와 불의, 영과 욕으로 마구 뒤섞여 있다. 역사 앞에 겸손해지라는 것은 위대한 삶에 머리를 숙이란 게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음에 함부로 선과 정의를 입에 올리며 오만하지 말라는 뜻이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피의 살육을 벌이며 탈환하고 사수하려 했던 예루살렘. 정작 성전보다 중요한 건 그 성안에 살고 있는 백성들인 것을 잊고 있다. 사기를 일삼고 살인을 저지른 아버지도, 봉사와 헌신의 삶을 살아온 아버지도 자식의 입장에선 다 내 아버지다. 부정할 수 없다. 내가 어떻게 사는가가 중요할 뿐이다.

김원웅은 자신도 일관된 신념으로 살아오지 않았음을 스스로 성찰한다면 결코 지금과 같은 행보와 언설을 할 수가 없다. 자기 주장대로 친일을 몰아내야 정의가 세워지고 진짜 광복이 온다면, 우선 친일 군부독재 세력과 타협하고 그들의 이름으로 정치를 해온 자기 자신을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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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원웅 광복회장의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 전문입니다.)

해방 이후, 우리 국민은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뚫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제주4·3항쟁, 4·19혁명, 부마항쟁, 광주5·18항쟁, 6월항쟁, 촛불혁명은 친일반민족 권력에 맞선, 국민의 저항이었습니다. 이들 항쟁은 일제강점에 맞섰던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일제 패망 후, 미군정을 거쳐 한국정부가 수립되었습니다. 참, 가슴 아픈 일이 전개되었습니다.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떤 국가든 화폐속의 인물은 국가정통성의 상징입니다. 미국의 조지워싱턴, 프랑스의 드골, 인도의 간디, 베트남의 호찌민. 이들은 그 나라의 화폐 속에 있는 독립운동가들입니다. 전 세계에서 화폐속의 인물에, 독립운동가가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 한 나라뿐입니다.

최근 광복회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정부로부터 받았습니다. 그 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습니다.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입니다.

저는 노무현 정부 당시, 국회에서 외교정책, 통일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외교통상위원장으로서 전 세계 주요 국가의 정치인을 만났습니다. 일본의 정치인을 만나 ‘독일처럼 진심으로 과거청산을 하라’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일본 정치인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국립현충원에는,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전범, 그 전범의 졸개들이 묻혀 있더라. 당신들은 왜 그곳을 참배하느냐?’ ‘우리더러 과거 청산하라고? 당신들이나 제대로 하라.’

서울현충원에서 가장 명당이라는 곳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 있습니다. 해방 후, 군 장성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자입니다. ‘조선청년의 꿈은 천황폐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야스쿠니신사에 묻혀 신이 되는 것이다’. 그가 한 말입니다. 이런 친일반민족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어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IMF는 2023년이 되면,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일본을 추월할 것이란 초조감이 지난해 경제보복으로 나타났습니다.

촛불 혁명으로 깨어난 국민들의 자신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확고한 신념, 그리고 정부의 당당한 대처로 우리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거뜬히 이겨내고 있습니다.

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하는 골드만삭스는 남북이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1민족 2체제로, 서로 협력하면, 수년 내에 프랑스와 독일을 따라 잡고, 이어서 일본도 따라잡아 세계 최선진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찬란한, 우리 민족의 미래에, 발목을 잡는 것은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하여 존재하는 세력’입니다.

친일 미청산은, 한국사회의 기저질환입니다. 친일을 비호하면서 자신을 보수라고 말하는 것은 매국노 이완용을 보수라고 우기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한국사회의 갈등구조는 보수와 진보가 아니고, 민족과 반민족입니다. 남북 간의 분단극복 노력을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나라는 일본입니다. 또한 친일반민족세력의 행태가 일본 극우의 입장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합니다.

친일반민족세력이 민족 자주적 역량의 결집을 방해하며 우리 젊은이들 앞에 펼쳐진 광활한 미래로의 길목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반성 없는 민족 반역자를 끌어안는 것은 국민 화합이 아닙니다. 정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친일 청산은 여당 야당의 정파적 문제도 아니고, 보수·진보의 이념의 문제도 아닙니다. 친일 청산은 국민의 명령입니다.

광복회는 지난 3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 1109명 전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국립묘지에서 친일반민족인사의 묘를 이장할 것인지, 만약 이장을 안 할 경우, 묘지에 친일행적비를 세우는 ‘국립묘지법 개정’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지역구 당선자 총 253명중, 3분의 2가 넘는 190명이 찬성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과반수, 미래통합당도 과반수가 찬성했습니다. 금년 가을 정기국회에서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리라고 믿습니다.

지난 75년간, 강고하게 형성된 친일반민족세력이 민족공동체의 숨통을 옥죄어 왔습니다. 이 거대한 절망을 무너뜨리느냐, 못하느냐. 우리는 지금, 운명적 대전환의 길목에 서 있습니다. 우리 역사의 주류가 친일이 아니라, 독립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온 겨레 한 사람 한 사람의 뜨거운 심장을 모아 크게 외칩니다.

‘대한민국을 광복하라’

감사합니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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