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제8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의 모습. /연합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제8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의 모습. /연합

촛불집회를 이끌어 온 ‘촛불승리전환행동(이하 촛불행동)’은 지난 10월부터 모금액 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좌파의 상습적인 집회 모금액 사적 유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9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팬 카페 ‘잼명이네 마을’에는 좌파 집회의 상습적인 회계 불투명을 문제 삼은 글이 올라왔다. "(집회) 후원금 일부가 사적으로 유용되는 등 회계부정 의혹을 조중동이 총선 앞두고 기사화한다면 민주진보세력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고 총선은 폭망(크게 망한다는 의미)할 것"이라는 글이었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런 지적이 본격적으로 나온 것은 지난 8월부터다. ‘투명한 사회를 위한 시민들의 모임’은 이재명 팬 카페 ‘이재명의 파란물결’에서 "2019년 서초동 촛불집회 후원금과 관련한 사기, 횡령 및 배임, 기부금품법 위반 등 범죄사건의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한다"는 탄원서 작성을 독려했다.

이들은 "너무도 분명하고 명백한 범죄행위 정황과 증거가 존재함에도 오랜 기간 수사는 미진했고 보완 수사 상황에도 별다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국수호집회를 이끈 이종원은 후원금 이용내역을 밝히려는 수많은 유튜버를 성폭행범으로 모는 등 인격 살인해왔다"며 이종원 전 개혁국민본부(이하 개국본) 대표를 저격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시민들의 마음이 모인 모금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지도 않고 목적 외 사용한 정황이 자명함에도 (사법당국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2일 이종원 전 개국본 대표가 고발당했다. 이종원 전 개국본 대표는 현재 ‘시사타파TV’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019년 8월 당시 ‘개싸움국민운동본부(현 사단법인 개혁국민본부) 대표로써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조국(전 법무장관) 수호 집회’를 주도했다. 그는 이듬해 3월까지 ‘조국수호집회’를 주도하며 약 24억 원의 후원금을 받았는데 그 사용내역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곳은 ‘더탐사’였다. ‘더탐사’는 이재명 대표의 여성 지지층 ‘개딸’들의 지지를 얻어 유튜브 채널 개설 5개월 만에 구독자가 44만명이 됐다. ‘개딸’들은 이종원 전 개국본 대표가 ‘조국수호집회’에서 모금한 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더탐사’는 지난 8월 ‘시사타파TV’를 찾아가 ‘조국수호집회’ 회계내역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계내역은 개국본 회원들에게만 공개한다"며 거절당했다. ‘더탐사’가 "개국본 회원을 데려오면 공개하겠느냐"고 물었지만 ‘시사타파TV’측은 재차 거절했다.

결국 지난 12일 ‘사법정의바로세우기 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이 이종원 전 개국본 대표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사세행은 그러면서 이 전 대표의 페이팔 계정 입금내역과 ‘시사타파TV’ 관계자의 개인통장 내역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사세행 측은 "또 (모금 시) 기부 금품법에 따라 당국에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해야 함에도 이종원은 그런 것 없이 불법 모금을 했다"면서 "촛불 시민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사세행이 이 전 대표를 고발하자 ‘개딸’들은 "지금이라도 이종원의 실체가 드러나게 되어 천만다행"이라며 그를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고 비유했다.

촛불행동은 지난 8월부터 벌어진 이 상황을 잘 알기에 집회 회계내역을 꼬박꼬박 공개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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