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제관계 전문가들 전망..."러 쇠퇴, '포스트 푸틴' 조기 도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장 오른쪽)이 17일(현지시간) 장소가 공개되지 않은 러시아 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방송에 공개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로이터=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장 오른쪽)이 17일(현지시간) 장소가 공개되지 않은 러시아 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방송에 공개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로이터=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는 주장이 중국에서 제기됐다. 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에 따른 러시아의 쇠퇴로 ‘포스트 푸틴’이 앞당겨질 것이며, 대러 실리외교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즈(環球時報) 주최 연례 콘퍼런스에서 국제관계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전쟁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 저하’와 ‘핵충돌 위협 증대’를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가 불가피하고 러시아의 약화도 피할 수 없다. 이는 핵충돌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주펑(朱鋒)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이 내다봤다. 이어 그는 "‘포스트 푸틴’시대의 조기 도래로 러시아가 서방과 더 치열하게 경쟁하거나 더 서구화할 수 있다"며, 이를 "중국에 심각한 해악"으로 진단했다.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큰 도전이 된다"는 것이다.

칭화대 러시아연구소의 우다후이(吳大輝) 부소장도 중앙아시아에 대한 러시아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 감소, 우크라이나전쟁에서의 우위 약화가 분명하다고 짚었다. 아울러 2024년 러시아 차기 대선을 언급하며 "누가 러시아 지도자로 선출되든 중러관계를 동맹으로까지 강화할 필요는 없다", "그 기회를 이용해 중러관계를 더 실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 같이 우크라이나전쟁 초기 중국정부의 입장과 상당히 궤를 달리 한 발언들이다. 중국은 중립을 표방하면서도 사실상 러시아 편을 들어왔다. 러시아가 수세에 몰리자, 학계 전문가들이 서방과의 더 큰 갈등을 피하려면 ‘러시아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제언을 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연말행사를 줄줄이 취소하면서 전쟁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로 탈출하는 노아의 방주 계획을 마련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군사령부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전쟁의 작전 방향에 대한 군사령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동영상을 러시아 대통령실이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전쟁 상황과 자신의 권력유지를 결부시키지 않으려 스스로 전황과 거리를 뒀던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NYT)가 푸틴 대통령의 이런 행보에 대해 "전쟁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분명히 보여주고자 한 것", "패전에 따른 국내의 정치적 반발을 줄이고자 대대적인 진격 작전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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