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이 20일 세종시 산울동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을 방문, 공사 관계자로부터 공사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

‘법과 원칙에 입각한 대응’으로 화물연대의 파업 철회를 이끌어낸 정부가 이번에는 건설노조를 상대로 대응에 들어간다. 정부는 건설노조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0일 오전 세종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을 찾아 건설노조의 불법행위와 관련한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건설현장에서 (건설노조가) 채용과 장비 사용을 강요하고, 월례비 명목으로 금품을 뜯어가면 인력 사무소나 중개 앱을 통해 정당하게 일자리를 얻고, 대우받아야 하는 대다수 서민 노동자들이 피해를 본다"며 "정부에서 더이상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 장관은 "건설노조의 불법 행위로 떨어진 생산성은 고스란히 건설업체의 생산원가와 분양가에 반영된다"며 "건설노조가 경제에 기생하는 독이 되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어 "그간 건설현장에서 민주노총 조끼를 입은 ‘완장 부대’가 방치돼 왔지만, 새 정부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방치하지 않겠다"고 재차 밝혔다.

국토부는 경찰과 함께 내년 6월 25일까지 200일간 건설현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을 벌인다.

기초·골조 공사를 담당하는 건설 하도급업체들이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지급하는 월례비 관행, 건설노조의 조합원 가입 강요, 채용 강요 등 과거 사건까지 모두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원 장관은 "건설현장에서 월례비를 받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으로 불법"이라며 "공정위에서 월례비와 관련한 전면적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자료를 내지 않거나 위력·폭력을 행사하면 검찰과 경찰 수사로 들어가게 된다고 원 장관은 밝혔다.

원 장관은 노동조합의 회계 처리도 문제 삼았다. 조합이 선출한 내부 감사에 의해 형식적 회계 감사를 벌이는 게 특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합비가 쌓이니 이를 쓰기 위해 억지 파업이나 집단행동을 하고, 전국적으로 정치 투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많은 노동자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 운영비의 법인카드 사용 의무화 등을 폭넓게 검토해 입법화할 부분은 해야 한다"며 "다수 조합원과 국민에게 떳떳한 조직 운영과 회계 운영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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