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과 국가 구분 못하는 文정권, 대한민국 체제위에 민족 군림
민족과 국가 구분 못하는 文정권, 대한민국 체제위에 민족 군림
  • 강량 주필, 정치학박사
  • 승인 20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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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文 종전선언 요구, 북한 쳐다보지도 않아
독일 역사학자 프리드리히 마이네케 (Friedrich Meinecke)

독일 역사학자 프리드리히 마이네케 (Friedrich Meinecke)는 서구에서의 민족국가 (Nation-State) 유형을 두 가지 형태로 보았다. 하나는 영미 식 ‘민족국가’, 정확히 번역하면 ‘국가민족’ (State-Nation) 유형으로, 통치 질서 (Political Order)가 철저히 국민들의 동의에 의해서 실행되는 형태다. 이는 국민적 동의를 만들어내기 위해, 반드시 시민사회의 활성화가 필수불가결한 국가유형이다.

따라서 영미 식 민족국가에는 국가란 무엇 인가? 라는 질문보다는 정부란 무엇 인가? 라고 묻는 질문이 일반적이다. 특히 미국은 근대국가로서의 민족국가가 먼저 만들어지고, 그 뒤에 ‘국민’으로서의 ‘민족’이 만들어진 전형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영미 권에서의 민족은 그야말로 ‘국민’ 또는 ‘시민’을 지칭하는 단어이며, 국가에 귀속된 국민들의 애국심은 ‘시민적 민족주의’ (Civic Nationalism) 형태로 반영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국가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통치 질서와 시민사회의 상관관계는 상호보완적이며, 수평적 관계로 형성된다.

2차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파리를 점령한 독일군. 사진은 히틀러가 부하들과 함께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주변을 시찰하는 장면이다.
2차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파리를 점령한 독일군. 사진은 히틀러가 부하들과 함께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주변을 시찰하는 장면이다.

반면, 독일의 민족국가 (Nation-State)는 ‘민중’ (Folks)개념의 민족이 국가와 시민사회위에 군림하고 신성시된다. 이는 이웃나라였던 프랑스혁명의 여파를 차단하기 위한 대佛 '안티체제' (Anti-System)로 역할하게 하고, 나아가 폭발적인 독일통일의 원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제도적으로 시민사회위에, 통치 질서가 형성되도록 만들었다. 따라서 시민사회는 철저히 국가의 하위개념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독일에서의 ‘민족개념’은 영미 권에서의 국민이나 시민개념과는 완전히 다르다. 나폴레옹에 의해 정복당했던 프로이센은 후기산업화에 성공하고, 통일독일을 최대한 빨리 형성하기 위해, 혈족으로서의 단결을 강조하는 '독일정신' (German Geist)을 창조했다. 그 결과 독일인들의 국익을 위한 애국심은 종족적 민족주의 (Ethnic Nationalism)로 발현되어졌다. 결국 전체주의로 이어진 종족적 독일정신은 유럽에서의 1차 대전과 2차 대전의 근본원인이 되었다.

▲ 경술국치 전후 조선에 파견된 일본 헌병들
▲ 경술국치 전후 조선에 파견된 일본 헌병들

근대독일의 제도는 근대일본으로 전파되었다. 특히 종족개념을 강조했던 독일정신은 일본정신의 ‘화혼’으로 계승되었고, 특이하게 동양적인 일본 전통문화의 ‘습속’과 연결되어,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모든 것을 반대하는 ‘문화적 정풍운동’으로 확대되었다. 그 결과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형태의 근대적 ‘메이지유신’조차도 일본내부에서 상당한 저항에 부딪치었고, 이로 인한 정치적 역경을 경험했던바 있다.

일본으로부터 식민지한국으로 유입된 ‘종족적 민족주의’는 역설적이게도 일제치하에서 일본에 대한 저항운동으로 확대되었고, ‘동포’ 또는 ‘피붙이’로서의 ‘한민족’이라는 단일민족의 종족개념과 이와 관련된 ‘한민족공동체’라는 전대미문의 비현실적인 신화들이 크게 양산하게 되었다.

일제에 저항했던 한민족이라는 종족적 민족주의는 곧바로 해방 후 미군정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났고, 마침내 미국식 민주주의를 도입했던 대한민국에 대한 저항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다시 말해 일제나, 미제나, 그 어떤 제국주의로부터의 영향도 인정할 수 없는 한민족문화에 입각한 혈족적인 민족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좌익적 민중들이 대한민국 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것이다.

서울시민들이 미군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1945. 9. 9.)
서울시민들이 미군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1945. 9. 9.)

결과적으로 이런 좌익적 민중들은 민족과 국가는 다르다는 비현실적인 세계사관을 형성하였고, 5천년 역사에 빛나는 한민족문화에 입각한 ‘한반도 민족’을 바로 세우는 것이 서양에서 유입된 체제이념에 입각한 대한민국이란 ‘국가’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바로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좌익적 민중들을 기반으로, 현재 대한민국의 정권을 잡고 있는 文정권의 위정자들이 들어섰다. 이들의 세계관은 서양으로부터 유입된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의 세계관을 추종하고, 남북한 간 종족적 민족주의에 입각해, 하나로 통일된 민족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몽상적인 혁명적 사명감에 자신들을 불사르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을 인정할 수 없으며, 명실공이 좌우와 민족진영이 합작해서, 3.1독립운동 이후, 상해에 세운 1919년 임시정부를 실질적인 ‘건국’이라고 억지를 부린다. 그래서 文정권의 위정자들은 올해 광복절 기념식에서처럼 ‘대한민국’을 빼고 ‘우리나라’ (Our Country)라고 대한민국을 칭하면서, 의도적으로 모든 대한민국의 국가상징들을 하나씩 지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찬 메뉴로 오른 옥류관 냉면을 맛보고 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찬 메뉴로 오른 옥류관 냉면을 맛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文정권이 북한으로 인해 자가당착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민족끼리 자주통일을 하자며, 文정권이 내세우는 ‘민족통일’을 북한이 점점 더 부담스럽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 의한 해수부공무원 피살 및 실종사건에도 불구하고, 내로남불의 文정권이 거듭 되풀이하고 있는 ‘종전선언’ 발언에 북한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우리민족끼리’, ‘민족은 하나다’ 등과 같은 사상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 文정권이 공유하고는 있지만, 강대국경쟁을 포함해 실질적인 대내외적인 ‘권력 (Power)과 연관된 권력변이’는 ‘사상동조’와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권력의 화신인 북한 김정은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트럼프대통령의 재선 선거전인 10월에 준비하려했던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된 ‘깜짝쇼’는 문정권의 ‘원맨쇼’ 미수로 끝났다. 중국과 북한은 文정권의 국제정치를 무시한 과도한 무리수들을 경계해 왔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특히 북한은 文정권이 취하려고 하는 남북한 국가연합이나, 낮은 단계 연방제 또는 고려연방제 자체를 비현실적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에서의 치욕적 결과를 되풀이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더 이상의 최고지도자 과실은 북한체제 단속과 결속에 치명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푼돈 정도의 통치자금을 비밀스럽게 내어주는 한국보다는 일본과 거래하는 것이 훨씬 더 났다고 볼 수도 있다. 일본과 ‘국교수교’ 함으로써, 북한이 받을 수 있는 약 1천억 달러규모의 배상금은 북한통치자의 영속적인 통치자금조달과 북한경제 재건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된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가 막힌 것은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이다. 북한이 일본과 협력하게 되면, 그야말로 文정권의 대북관계 및 미북 정상 간의 가교역할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동시에 文정권은 생존하기 위해서 국내적으로는 권력을 통해 국민저항을 억누르고, ‘유사전체주의’를 실행할 수 있는 형태로의 헌법 개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文정권은 중국과 외교안보적으로 더욱 밀착할 수밖에 없게 된다.

미국은 이런 상황을 결코 원치 않는다. 그리고 지금도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이런 저런 핑계로 동참하지 않는 동맹국 한국이, 미국의 한국경제제제로 인해, 급속하게 반미형태로 국내정치를 몰고 가는 것 또한 원치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

다만 미대선 이후 후속결과에 따른 중장기적 차원에서의 대아시아정책은 공화당이든지, 민주당이든지 간에, 시나리오별로 분명하게 마련해 놓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민주, 공화 양당 모두 대중, 대북 스탠스에는 큰 차이가 없다.

민족을 체제보다 상위개념으로 두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서양의 제도를 유입한 대한민국을 역사에서 지우고, 민족중심의 한반도 통일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몽상적인 관념에 찌들어 있는 文정권 위정자들은 자신들의 자살행위에 가까운 대내외적인 정책결정의 함수가격들을 제대로 인식하기는커녕, 파악조차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이들이 벌이고 있는 안과 밖의 정책과실들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들과 기존의 동맹국 및 파트너국가들이 지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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