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김정일 訪中(1983)과 문재인 방중(2017)을 본다
[시론] 김정일 訪中(1983)과 문재인 방중(2017)을 본다
  • 최성재
  • 승인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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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0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의 한 현지식당에서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부부와 함께 유탸오와 더우장(중국식 두유)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의 한 현지식당에서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부부와 함께 유탸오와 더우장(중국식 두유)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성재 교육 문화 평론가]

在当选政治局常委两年零八个月之后,金正日于1983年6月2日,展开了首次中国之旅。金正日的列车在2日刚刚抵达中朝边境城市丹东,就受到了中国人民的热烈欢迎。受中共中央委派,中联部副部长钱李仁在丹东迎接金正日一行。当金正日专列到达北京时,中共中央在北京火车站举行了盛大的欢迎仪式。中共中央总书记胡耀邦、中共中央书记处书记习仲勋、中央军委副主席杨尚昆、中共中央书记处书记邓力群、陈丕显等领导人到车站迎接。随后金正日与胡耀邦举行了会谈。(环球网视 2011-06-14)

(1983년 6월 2일, 김정일<Юрий Ирсенович Ким 러시아명: 유리 이르세노비치 김*이르세노비치는 이르센 곧 일성의 아들이란 뜻>은 조선노동당 정치국 상임위원회 위원이 된 지 2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김정일의 열차가 위풍당당하게 중조中朝 국경도시 단동에 도착하자, 중국 인민들은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중공중앙위는 중공대외연락부 차관 전리인을 단동으로 급파하여 김정일 일행을 영접했다. 김정일의 열차가 북경에 도달하자, 중공중앙위는 북경역에서 성대하게 환영식을 거행했다. 중공중앙위 총서기 호요방, 중공중앙위 서기처 서기 습중훈<*습근평 현 중국 국가주석의 아버지>, 중앙군사위 부주석 양상곤, 중공중앙위 서기처 서기 등력군, 진비현 등 고위 당 간부가 친히 역에 나가서 김정일을 영접했다. 이어서 김정일은 호요방과 회담했다.)

1980년 10월, 김정일은 노동당 정치국 상임위원회 위원(정치)뿐만 아니라 당중앙위 서기(행정)와 당중앙 군사위 위원(군사)마저 겸임했다. 1985년부터 김정일은 김일성과 공동으로 통치하게 되는데, 실은 그보다 5년 전에 이미 확고부동한 2인자의 지위를 굳혔던 것이다.

이제 당중앙(김정일)이 마음만 먹으면, 필요하면 1인자 어버이 수령 김일성도 언제든지 몰아낼 수 있을 지위를 확보했던 것이다. 당중앙은 권력의 노른자위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인사권을 틀어쥔 조직지도부도 장악했고, 신문.방송.교과서 등 인간의 정신에 무형의 고삐를 단 선전선동부도 수중에 넣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외부세계는 거의 몰랐지만, 중국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이 1인자 김일성도 아닌 2인자에, 고작 41세에 불과한 김정일을 영접한 걸 보면, 그를 최상급 곧 국가 원수급으로 접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중련부(中联部)라고 하는 중공 중앙대외연락부는 중국공산당 직속으로(中共中央对外联络部<简称中联部>, 是中共中央直属机构之一) 국무원 소속의 외교부(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是中华人民共和国政府的外交机关,是中华人民共和国国务院内主管外交事务的组成部门)의 상급기관이기 때문이다. 중련부의 차관은 외교부 부장 곧 장관과 동급이거나 오히려 반급(半級) 정도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도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이므로 공산당이 최상층에 있다. 심지어 학교에서도 교장 위에 그를 지시 감독하는 당서기가 따로 있다. 중련부는 바로 중국의 외교부를 지시 감독하는 ‘직속’ 상급기관이다. 김정일 시대까지 중국과 북한은 아예 외교부를 제쳐 두고 당과 당끼리 외교했다. 선수끼리 놀았던 것이다. 대외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마 지금도 그럴 것이다. 그 결과물이 북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개발이요, 실험이요, 발사일 테니까. 중국 공산당의 묵인과 비호, 협조와 지도가 없이는 북한이 아무리 까불어도 그걸 개발할 수가 없다.

2017년에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외교부 차관보(外交部部长助理)의 영접을 받았다. 북한의 2인자(1983)가 한국의 1인자(2017)보다 최소한 3등급 높은 대접을 받았다는 말이다. 남북의 1인자끼리 비교하면, 무려 4등급 차이난다! 한국의 외교부 장관을 중국의 일개 말단 국장이 맞이하는 꼴이다, 그것도 거들먹거리며! 조공국(朝貢國) 중에서도 한국은 서열이 한참 아래인 조공국이다! 밥도 같이 안 먹어 주고(거지발싸개 취급)!

김정일이 초호화 전용 방탄 기차를 타고 중국에 가자마자, 당시 기라성 같던 중국의 핵심 인사들이 다투어 찾아가서, 눈도장 찍히려고 환장한 듯이, 열렬히 환대해 주는 장면과 우리 달님의 상갓집 개같이 초라한 꼴을 비교해 보라! 감히, 김정일의 수행 기자를 폭행해? 아마 그런 자가 있었다면, 당시 최고 실력자 등소평은 천안문 광장에서, 김정일이 뒷짐 지고 지켜보는 가운데, 그 자를 공개총살 시켰을 것이다. 어쩌면 김정일에게 기관단총을 쥐어주었을지도 모른다. 시원하게 갈기시라고!

인조는 300척 높이에 1000개의 계단 위에, 너무도 까마득하여 청태종을, 그 눈도 코도 입도 그저 하나의 점으로만 보이는 곳에 놓인 번쩍번쩍 빛나는 옥좌에 거만하게 앉아 있는 청태종을 몰래 눈을 치켜떠서 황송하게 바라보고는 바로 앞에 놓인 반들반들 대리석을 조마조마 훔쳐본다. 심호홉, 이어 꽝! 팍, 이마에서 피가 튄다! 사방으로 튄다! 청태종의 눈에 인조가 흘린 피가 설핏 보인다.

청태종은 눈에 띌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인다. (더 세게) 곧 바로 꽝! 팍, 이마에서 피가 튄다. 사방으로 튄다! 청태종은 눈에 띌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인다. (더 세게) 또 이어서 꽝! 팍, 이마에서 피가 튄다. 사방으로 튄다! 세 번 다 청태종이 고개를 끄덕여야 한다. “기”(起)의 호령에 따라, 인조는 비틀비틀 혼신의 힘을 다해 일어선다. 잠시 후 다시 무릎을 꿇고, 같은 동작을 두 번 더 되풀이한다. 이게 바로 이른바 삼궤구고두례(三跪九叩頭禮)! 이게 바로 바보 왕 인조가 청태종에게 삼전도에서 올린, 피와 눈물로 올린 항복의 예(禮)다.

(*왕의 시호諡號는 사후에 생전의 업적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했는데, 어질 인仁은 바보병신 왕에게 붙인 시호다. 고려의 인종이 어떤 자였는지 생각해 보라. 조선에도 인종이 있었는데, ‘바보같이’ 그 좋은 자리를 1년도 못 채우고 부왕이 붕어하셨다고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밤낮으로 울기만 하다가, 영양실조로 픽 죽었다고, 신하들이 어질 仁자로 조롱한 것이다.)

계단은 왜 설치했을까? 그것은 자금성((紫禁城, The Forbidden City)의 가물가물한 계단을 재현한 것이다. 폐하(陛下)의 뜻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렇게 까마득하니 높은 섬돌 아래 벌레처럼 비천하게 엎드린다는 뜻이다. 중국인은 하늘(천자)과 땅(조공국의 왕이나 중국의 제후)의 차이를, 그 상징을 그렇게 나타냈다.

전하(殿下)는 궁전(宮殿) 아래 엎드린다는 뜻이고, 각하(閣下)는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누각(樓閣) 아래 엎드린다는 뜻이다.

중국은 의전(儀典)을 중히 여긴다. 한국보다 훨씬 중히 여긴다. 철두철미한 계급과 서열의 나라니까! 기준은 당 서열! 이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의전을 보였다가는 바로 숙청이다. 감히 기자를 패? 감히 ‘혼밥’을 먹게 해? 그것으로 그자의 정치생명은 끝, 영원히 끝!

어쩌다가 세계 7대 선진강국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선진강국 한국이 뒤돌아보면 아예 보이지도 않는, 마약과 즉결 처분의 나라 필리핀보다 못한 대접을 받았을까?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단 한 사람도 죽지 않은 상상 속 인간 광우병을 두고(교통사고로 연간 약 6천 명 사망, 내일부터 자동차를 모조리 폐차해야 할 판), 세계 최강국에 그렇게 바락바락 달려들던, 깡 하나 엄청 좋던 나라가! 어쩌다가!

스스로, 일당독재 으뜸 깡패국가(중국)의 종놈을 자처하면서 평양의 ‘최고존엄(국제 망나니)’을 제발, 제발, 제발, ‘국제 깡패(세계 경찰)’ 트럼프의 지랄탄으로부터 살려 주세요, 이런 간곡한 부탁을 듣고 너무나 기분이 좋아, 하늘을 붕붕 날 것 같아, 음흉한 왕 서방이 동쪽 오랑캐를 전 지구촌 사람들이, 70억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껏 놀려 먹은 것이다. 그래도 돌아가면 그들은 참 잘했다고,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고 동네방네 자랑할 테니까! 모든 결례는 자신들이 미흡해서, 무식해서, 몰상식해서 저지른 거라고 거적때기를 덮어쓰고 가슴을 탕탕 치며 대성통곡하면서 크게 반성할 테니까!

“폐하, 통촉하옵소서!”

<편집자 註: 이 글의 중국명 표기는 필자의 신념에 따라 사성음을 흉내 내지 않고 우리 식의 한문 발음으로 표기했습니다. 필자는 중국 발음을 좇는 것도 아직 우리가 사대주의를 못 벗어난 탓이라고 강조합니다. 이전에 게재된 필자의 글 중 중국명 표기는 편집국 기준에 따라 수정했었음을 밝힙니다. '외국어에 대한 표기'와 관련한 필자의 생각을 적은 '현지음 좋아하는 자들의 오만과 편견'이란 글을 필자의 고정 칼럼 란인 '문화 마당, 교육 마루'를 통해  소개합니다.>

 

csj@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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