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올해 1월 3일 2988.77에서 출발했지만 지난 20일 2333.29로 거래를 마쳐 하락률이 21.93%에 달했다. /연합
코스피지수는 올해 1월 3일 2988.77에서 출발했지만 지난 20일 2333.29로 거래를 마쳐 하락률이 21.93%에 달했다. /연합

올해 코스피지수가 크게 하락해 등락률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19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를 차지한 셈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20의 주요 증시지표를 기준으로 올해 첫 거래일과 지난 20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지수는 21.93%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 3일 2988.77에서 출발했지만 지난 20일 2333.29로 거래를 마쳤다.▶관련기사 8면

G20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하락률이 큰 나라는 -40.40%를 기록한 러시아가 유일했다. 우리나라와 러시아를 포함해 20개국 중 14개국 주요 증시지표가 연초 대비 떨어졌지만 하락률은 대부분 20%를 넘지 않았다. 실제 일본의 니케이225지수는 9.33% 떨어졌고, 미국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21% 내렸다.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경기둔화가 우려되고 있는 중국의 상해종합지수 하락률도 19.25%였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유난히 부진했던 것은 국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의 업황이 나빴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 20일 기준 349조8300억원으로 전체 시총의 18.95%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은 3.09%인 57조원이다. 이들 두 종목의 시총 비중이 20%를 넘는 것으로 반도체 산업의 업황이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을 좌지우지하는 구조인 셈이다.

올해 반도체 시장은 얼어붙었다. 특히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경우 지난 2분기부터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급감했다. 그동안 반도체 산업 성장을 이끌었던 서버도 주요 국가의 긴축정책 속에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3∼4분기 메모리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가파른 상황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경기가 코로나19 사태로 회복이 요원한 점, 원화 약세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유출된 점도 코스피지수가 부진했던 원인으로 꼽힌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반도체 산업이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 역시 방역 완화 기조로 돌아섰지만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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