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 도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마중 나와 환영했다. /로이터=연합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 도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마중 나와 환영했다. /로이터=연합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300일에 맞춰 21일(현지시간)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예고 없이 이뤄진 이번 만남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은 2시간 넘게 이어졌다. 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기본 입장을 재확인했다. "우크라이나는 평화 추구에 열려 있는데 (블라디미르) 푸틴에겐 이 잔인한 전쟁을 끝낼 의사가 전혀 없다", "러시아의 침공이 이어지는 한 미국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할 것이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185억 달러(약 2조30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지원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 지원 패키지에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가 포함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했다. "패트리엇 미사일 훈련에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막아낼 또다른 핵심 자산이 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등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연대를 거듭 약속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걸음마다 함께한다", "전쟁이 이어지는 한 우리가 당신들과 함께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도움과 지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패트리엇 미사일의 의미를 부언했다. "우크라이나 상공을 지킬 매우 중요한 수단이자 영토를 수호할 유일한 방법이다." 전쟁종식 방안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단지 평화를 위해 영토·주권·자유 문제를 타협을할 순 없다"며, "전쟁의 내년 전망과 준비해야 할 것 등 전략적 단계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자국을 벗어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에서 철도를 이용해 폴란드로 이동한 뒤 미 군용기에 탑승, 조기경보기·전투기 등의 엄중한 호위 가운데 미국 땅을 밟았다. 이후 오후 2시경 백악관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을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사우스론 현관까지 나와 맞았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시키는 듯 청색·노란색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한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인사를 건넸다.

정상회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타임즈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것을 언급하며 그를 치켜세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어로 "당신의 큰 지지와 지도력에 감사한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포대를 지휘하는 우크라이나군 대위의 부탁이라며, 대위에게 수여됐던 무공훈장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건넸다. 대위의 전언도 함께였다. "(미국이 지원한) HIMARS가 여러 전우의 생명을 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받을 자격 없지만 매우 감사하다".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내 아들(큰아들 보, 2015년 병사)도 커멘드 코인(기념주화)들이 있다. 그 중 하나를 (대위에게) 보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무공훈장을 건넸다. 이 훈장은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포대를 지휘하는 우크라이나군 대위가 받았던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이자리에서 전해졌다. /AFP=연합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무공훈장을 건넸다. 이 훈장은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포대를 지휘하는 우크라이나군 대위가 받았던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이자리에서 전해졌다. /AFP=연합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