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美 의회 연설을 하는 동안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상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선물 받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美 의회 연설을 하는 동안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상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선물 받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 의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자선이 아니라 투자가 될 것"이라며 공격용 무기와 물자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미국이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내년이 전쟁의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동부표준시(EST)로 21일 오후 7시 30분부터 약 20분 동안 美 의회에서 연설을 했다. 美 상·하 의원들은 군복을 입고 등장한 그에게 2분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자선이 아니라 세계 안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투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원하는 건 대신 싸워달라는 게 아니라 탱크나 항공기 등의 지원"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는 미국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00일이 넘도록 러시아의 침략을 받았어도 우크라이나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를 격퇴하고 있고 두려움이 없다. 우크라이나가 거둔 승리는 세계를 고무시켰다"면서 "이는 미국인의 승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이 (전쟁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임을 알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원이 중요하다. 우크라이나는 전선을 유지하고 있다.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의회에 공격용 무기를 포함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줄 것을 재차 호소했다.

그는 약 450억 달러(약 57조7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담은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용기와 미국의 결의가 공통된 가치의 미래를 약속할 것"이라며 "의원들께서 이 법안을 초당적으로 지지한다면 미국의 리더십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전쟁이 났을 때 어떤 나라가 한편에 비켜서서 안전하다고 느끼기에 세계는 너무나 상호 연결돼 있고 상호 의존적"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신께서 우리의 용감한 군대와 시민을 지켜주고, 미국을 축복하길 바란다"고 미국인들을 향해 크리스마스와 신년 인사를 건네며 연설을 끝맺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장병의 글을 적은 국기를 미 의회에 선물했다. 미 의회는 그에게 성조기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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