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황병서 처형설' 獨언론 특종일까? 오보일까?
'北 황병서 처형설' 獨언론 특종일까? 오보일까?
  • 전순태 베이징 특파원
  • 승인 2017.1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에 참석한 황병서(가운데)와 최룡해(오른쪽). 최근 이들 두 사람의 운명은 극적으로 갈렸다. 혁명화 교육으로 시골 농장에까지 좌천됐던 최룡해는 김정은의 2인자로 돌아오고, 본보의 확인에 따르면 황병서는 상좌로 강등돼 시골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에 참석한 황병서(가운데)와 최룡해(오른쪽). 최근 이들 두 사람의 운명은 극적으로 갈렸다. 혁명화 교육으로 시골 농장에까지 좌천됐던 최룡해는 김정은의 2인자로 돌아오고, 본보의 확인에 따르면 황병서는 상좌로 강등돼 시골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순태 베이징 특파원]

최근 숙청된 북한의 한때 2인자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처형설이 갑작스레 나오고 있다. 설의 근원지는 엉뚱하게도 유럽의 독일이다. 독일 제1방송인 ARD가 복수의 탈북민으로부터 들은 사실이라면서 그의 처형설을 보도한 것. 더구나 이 방송은 그가 참수됐다는 과감한 주장까지 마치 사실인 것처럼 하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보통 일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황병서에 대한 엄청난 비리를 밝혀냈거나 장성택처럼 그가 정권에 극도의 위험이 됐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결단을 내렸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북한에서 흘러나온 정보로 볼 때 이런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아무리 막 나가는 폭력적 지도자라고 해도 한때의 최측근을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참수한다는 것은 솔직히 이해하기 쉽지 않다. 보도가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봐야 한다.

바로 이 때문에 베이징 외교 소식통 사이에서는 22일부터 바로 ARD의 오보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유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탈북민들이 최근 소식을 알고 있다는 것이 이상하기만 하다. 이들이 탈북한지 꽤 되는 인사들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봐야 한다. 이미 북한에 대한 고급 정보를 취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황병서의 처형설을 알고 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통역 과정에서의 오류도 생각해볼 수 있다. 탈북자들이 극단적인 용어를 사용해 황병서의 정치 생명이 끝났다고 말한 것을 곧이곧대로 해석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에서 수학한 바 있는 베이징 대학의 모 교수는 “북한 사람들은 말을 직설적으로 과격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과격한 발언이 엉뚱하게 통역될 수 있다”면서 ARD의 보도가 통역 과정에서의 실수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ARD가 희대의 특종을 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성을 잃었다고 봐도 좋을 만큼 폭압적이라는 증거가 될 터이니 말이다. 이 경우 한반도의 위기 관리는 더욱 힘들어진다고 봐야 한다.

jst@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