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피검자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

비타민D 결핍이 코로나 발병 위험과 중증도 악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겨울철은 일조량 부족으로 비타민D 결핍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은 4일 리뷰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사실과 구체적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리뷰논문은 해당 분야 전문가가 최신 연구 성과를 총 정리해 발표하는 형태의 논문이다. 논문 1저자는 배재현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다.

비타민D는 신체 내 다양한 면역반응을 비롯해 선·후천 면역 체계 활동에 많은 영향을 주는 영양소다. 팬데믹 초기부터 국내외 여러 연구진들이 비타민D와 코로나 감염률·중증도와의 연관성을 보고해 왔다. 교수팀은 더 나아가 해당 연구를 총망라해 비타민D의 역할과 기전을 명확히하고자 연구를 수행했다.

이 결과 혈중 비타민D의 농도가 낮을수록 코로나 발생 위험·중증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를 보충할 경우 코로나 원인 바이러스인 ‘SARS-COV-2’의 양성률이 감소하고 중등도 이상 환자에서 중환자실 입원률과 사망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팀은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면역 체계와 염증 반응 시스템 이상을 꼽았다. 비타민 D부족·결핍은 △항균성 단백질 ‘항균 펩타이드’ 생성 감소 △‘T세포’ 면역반응 이상 △폐 상피세포 자멸사 증가 △면역 세포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증가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신체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에 감염되기 쉬운 상태가 되고 중증환자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사이토카인 스톰 위험성이 증대된다는 설명이다.

또 낮은 비타민D 농도가 심장병·당뇨병 등 심혈관계·대사 질환에 악영향을 미치며 중증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D 결핍은 혈압조절 체계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과 포도당 대사 기능을 저하시켜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악화시킴으로써 치명률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 된다.

교수팀은 비타민D 부족·결핍의 경우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일반적 권장 범위(40-60 ng/mL)에 못 미치더라도 30 ng/mL 이상 수준 유지 시 코로나19의 감염률·중증도·사망률이 전체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배재현 교수는 "비타민D부족·결핍이 코로나에 대한 감수성·중증도와 유의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연구가 의미가 있다"며 "정도가 크지 않지만 비타민D 부족·결핍 환자에게 비타민D를 보충해 줄 경우 코로나를 비롯한 여러 호흡기감염병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임수 교수는 "코로나 환자 혈중 비타민D 농도에 대한 합의된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결핍의 경우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며 "펜데믹 기간 중 비타민D 결핍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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