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자의 급속한 증가세 속에 12일 중국 수도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병원이 발열 증세가 없는 외래 환자들을 위한 통로를 별도로 운용하고 있다. /연합
코로나19 감염자의 급속한 증가세 속에 12일 중국 수도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병원이 발열 증세가 없는 외래 환자들을 위한 통로를 별도로 운용하고 있다. /연합

중국 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부추겨 집단면역을 이루려 한다고 한 반공 중화권 매체가 보도했다. 대만 언론들은 중국이 지난 7일 ‘제로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포기한 뒤 코로나 감염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장쑤성 당국이 우시시(市)에 "(코로나) 감염 확산 속도가 더디다"고 비판했다고 반공 중화권 매체 <에포크 타임스>가 전했다.

매체는 우시시 관계자를 인용해 장쑤성 당국이 "내년 3월까지 대부분의 사람이 (코로나에) 한 번씩 걸리면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 정부가) 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방역) 정책을 급격히 전환했다"면서 "공산당은 사람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다. 매우 비인도적 처사"라고 장쑤성 당국을 비난했다.

중국 전문가 ‘헝허’는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하고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는 것 같은데 다른 나라들처럼 취약계층을 보호하면서 진행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국민을 희생시켜 일상생활을 회복하고 경제활동을 빠르게 정상화하려는 목적"이라며 "경제가 위험한 수준으로 침체하자 (중국 공산당이) 더는 버틸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코로나 감염 확산세를 늦추려는 의지가 안 보인다. 대만 중앙통신은 지난 22일 열린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이하 위건위) 비공개 회의록이 인터넷에 유출됐다며 내용을 전했다. 위건위 회의록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중국 내 코로나 확진자는 2억 4800만 명에 이른다. 지난 20일 신규 확진자만 3700만 명이다.

베이징·쓰촨성은 12월 들어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코로나에 걸렸고, 톈진, 후베이, 허난, 후난, 안후이, 간쑤, 허베이도 감염률이 20∼50%였다고 회의록에 적혀 있다.

일부 중국 매체도 이런 감염 추세가 사실이라 보도했다. ‘펑파이(彭湃)’는 "산둥성 칭다오에서만 하루 49만~53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며 "감염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감염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칭다오 위건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광둥성 둥관시 당국자도 소셜미디어에 "(신규 확진자가) 하루 25만~30만 명 증가하고 있으며 그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4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4103명이고,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는 없다는 위건위 발표와 전혀 다르다. 이에 "진실을 숨긴다"는 시민들 비난이 이어지자 위건위는 25일 "코로나 19 일일 정보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건위는 "앞으로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코로나 19 관련 정보를 공개해 참고 및 연구에 사용토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하자 중국 각지의 약국에서는 의약품이 품절됐고, 주요 도시 화장장에는 운구차 행렬이 장사진을 쳤다.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들이닥치는데도 병상과 의료진, 의약품이 부족해 큰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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