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차를 움직이려 눈을 퍼내고 있다. /AP=연합
미국 시민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차를 움직이려 눈을 퍼내고 있다. /AP=연합

크리스마스 전후의 미국이 체감온도가 영하 50도 아래로 떨어지는 극강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미 전역에서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최소 15명이 숨졌다.

미 당국은 크리스마스연휴 기간 2억4000만 명이 사는 각 지역에 각종 기상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인구의 70% 정도가 대상이 되는 셈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국립기상청이 "‘폭탄 사이클론’으로 인한 폭설·강풍·한파가 연휴 주말까지 미국 전역 지역에서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생명을 위협할 추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시카고와 테네시주 멤피스의 경우 체감기온이 각각 영하 53도·54도를 기록했다.

미시간·펜실베이니아·뉴욕주 등 미 중부와 동부 지역에서 폭설은 계속되고 있다. 뉴욕에선 응급구조대가 움직이지 못해 2명이 숨졌으며, 오하이오주에선 폭설로 46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졌다. 캔자스주 3명·미주리주 1명·테네시주 1명 등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 등 남동부부터 켄터키·텍사스 등 남부, 뉴욕·펜실베이니아·웨스트버지니아 등 북동부에 이르기까지 광벙위한 지역에서 160만 가구가 정전 상태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조지아와 플로리다 등 남동부에서 70만8000여 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다.

항공기 결항도 확대됐다. 항공정보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미전역에서 모두 2500여편의 항공이 취소됐으며, 5700편은 연기됐다. "북극 주변을 맴도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덩어리인 ‘극소용돌이’가 미주대륙으로 남하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상적인 조건이라면 ‘극소용돌이’는 강한 편서풍인 제트기류에 갇혀 남하하지 못하고 북극 주변을 맴돌지만, 제트기류가 약해져 아래로 늘어지면서 그 기류를 따라 경로를 이탈해 남하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 속에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는 유럽은 어느 때보다 매서운 겨울을 보낼 전망이다. 스코틀랜드 북부는 최근 12년 만에 가장 낮은 낮기온을 보였다. 한겨울도 평균기온 10도 안팍이던 대만에선 지난 16~17일 기온이 5~8도였고, 이 사흘 간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99명이나 발생했다.

우리나라 역시 전국적인 한파로 전라도·충청도·제주도에 폭설, 해당 지역 공항들은 비행기결항 사태를 맞았다. 일본에서도 폭설로 열도 최북단인 홋카이도에서 25일 약 1만9500가구 등 대규모 정전이 있었다. 전날 오전까지 24시간동안 동해 방면 일본지역을 중심으로 야마가타현 오구니마치 97㎝, 니가타현 세키카와무라 81㎝ 등 기록적인 폭설을 보였다.

미국 미시건 주에 폭설이 내려 차량이 고립돼 있다. /AP=연합
미국 미시건 주에 폭설이 내려 차량이 고립돼 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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