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백령도 해병대 6여단 807 OP에서 북측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은 27일 북한 무인기가 전날 우리측 영공을 침범해 서울과 수도권 일대를 휘저은 사건과 관련, 우리 군의 대응을 꼬집으며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백령도 해병대를 방문해서는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격언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북한의 도발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거듭하다 이번엔 기습적으로 전술적 도발을 시도했다"며 "대응 과정에서 (우리) 전투기 추락은 둘째치고, 적의 무인기가 서울 중심까지 아무 제재 없이 날아온 것 자체가 너무 충격"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국방은 단 한 순간의 실수나 빈틈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과거 이런 침범이 있었음에도 왜 그때부터 대비하지 못했는지 철저히 검열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 신원식 의원도 "앞으로 이런 일이 있다면 넘자마자 격추해서, 초기부터 기총소사해서 격추할 수 있도록 차후 전력 증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신 의원은 군 대응에 대한 과도한 비판은 경계해야 한다며 "잘한 건 잘한 것대로, 못한 건 못한 것대로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대책을 강구하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북한이 ‘이 정도의 도발은 해도 된다’는 식의 대남인식을 하게 된 데에는 우리 정부의 책임도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안보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과 윤석열 정부 안보라인의 심기일전을 바란다"고 적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어제 무인기 소식은 판문점 선언 등의 후유증이 심각하게 남아있음을 확인해줬다"며 "윤 정부에게는 문재인 정부 이후 약해진 국방력과 대북 경각심을 시급히 복원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주문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군 대응이 과연 적절했는가 생각해봐야 한다"며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훈련도 제대로 하지 않고 운영됐기 때문에 군 전체가 지금 대응 태세가 안 된 것인지, 아니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전체 회의를 소집해 이번 무인기 영공침범 사태에 대한 현안 질의에 나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우리 군의 대응 태세와 사기 진전을 위해 서해 최전방 백령도 해병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백령도를 찾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일선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을 위로한 후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찾아 참배했다.

정 위원장은 장병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의 도발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말이 아니라 힘으로, 피와 땀으로 이 나라를 지킬 것이다. 서해바다가 진짜 평화의 바다가 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굳건한 안보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격언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거짓 평화쇼’로는 평화를 지킬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에서 무력 분쟁이 발발하면 그 전쟁은 저와 여러분의 전쟁, 우리의 전쟁이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보라"며 "저와 여러분이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을 지키면 군사동맹 미국이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겁먹고 물러서면 우리를 위해 싸워줄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고 국방 의지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같은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전날 북한 무인기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일대까지 촬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용산 상공을 비행한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3m 이하의 무인기는 탐지나 식별이 상당히 제한된다"며 "어제 (서울로 진입한) 그 상황도 탐지와 식별을 계속 반복했던 사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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