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물의길'.
'아바타:물의길'.

‘아바타’가 13년 만에 속편 ‘아바타:물의 길’로 돌아왔다. 관객들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속편에서도 인간의 탐욕이 빚은 끔찍한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전편이 지구자원 고갈로 인한 인간의 판도라행성 광물채굴이라면 속편은 인간의 노화를 막는 신비의 물질 획득이다. ‘아바타:물의 길’은 인간과 나비족 DNA 결합으로 태어난 제이크 가족 이야기다. 나비족은 신장이 3m나 되는 장신으로 인간과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꼬리가 달린 별개의 종족이다. 판도라 행성에서 인간의 침공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나비족은 숲을 떠나고, 정착지 물의 왕국에서 인간을 물리치는 전투를 그렸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된 에메랄드빛 바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심해. 작은 물고기부터 거대한 고래. 판도라행성, 숲에서 바다로 이주한 나비족은 바다의 온갖 생명체들과 교류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스토리는 전형적 영웅서사로 단순하지만 관객들은 환호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선악의 대결구도, 권선징악(勸善懲惡),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서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물질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연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인간과 자연에 순응하며 만물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나비족의 대결. 인간의 집요한 추적은 마침내 제이크가 있는 곳을 알아낸 뒤 공격하고 나비족과 바다의 생명체들은 힘을 합쳐 적을 괴멸시킨다. 관객들은 인간의 나비족의 승리에 환호하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흥행의 이유는 그게 다가 아니다.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가장 큰 요소는 영화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그 무엇, 즉 주제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아바타:물의 길’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자연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상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서양이 아니라 동양의 사상이다. 서양철학에서 자연만물은 인간이 다스리고 정복해야 할 대상이다. 반면에 동양에서는 인간은 자연의 일부일 뿐이며 공존을 강조한다. 자연만물은 서로 연결돼 있고, 그러므로 자연 파괴는 곧 인간멸종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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