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미카
와타나베 미카

북한은 생화학무기 대국이다. 미 육군 보고서에 따르면, 사린·VX 등 약 20종류의 화학무기를 2500~5000톤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신경제·수포제·혈액제·질식제를 생성하는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992년 UN총회에서 채택된 화학무기 금지조약은 화학무기의 개발·생산·보유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미국·러시아 등이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도 일정 기간 내 폐기할 것을 정했지만, 북한은 이 조약에 사인하지 않았다.

북한은 1960년대부터 탄저균·콜레라·황열병·천연두·장티푸스 등의 무기화 연구도 계속해 왔다. 보고서는 북한이 한국·일본을 표적으로 탄저균이나 천연두균을 미사일에 탑재해 무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만약에 서울에 탄저균 1~2kg이 살포되면 5~1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지난 26일 강화도·김포 등을 거쳐 서울 북부까지 무인기를 침투시킨 것도, 생화학 테러의 예행 연습일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생화학무기는 극미량으로도 대량 살상이 가능하다. 또 공포심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영향력이 크다. 현재 북한에는 300~1000기의 무인기가 있다. 북한으로서는 대응하기 어려운 소형 무인기의 효과를 이번에 충분히 확인한 셈이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무인기 사태 이후 새나 풍선을 무인기로 착각해 신고한 사례도 있었다.

이번 북한의 무인기 도발은 한국 국민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종북세력에 사인을 보내려는 의도뿐 아니다. 미국에 대한 메시지도 읽을 수 있다.

국제정치학자인 시마다 요이치 교수는 "중국·북한이 대만과 한국의 배후에 있는 미군을 향한 양동작전을 펼친 것이다. 중국 전투기의 대만 ADIZ 진입에 맞춰 무인기를 한국에 보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내년 1월부터 미국 하원의 주도권을 동아시아 장비 증강을 주장하는 공화당이 장악한다. 그 전에 미국을 견제하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25일 군용기 71대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무단 진입했다. 대만 주변에서 하루에 동원한 군용기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북한 무인기 영공 침투 사태로 9·19 군사합의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한국은 대북 경계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북방송, 대북전단 살포를 강화해야 한다. 김정은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내부 붕괴다. 이미 북한의 젊은 세대는 한국 드라마에 매료되어 있다.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실시해, 정보전·심리전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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