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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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한글인 사람이란 단어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에도 등장한다. 원래 삶에서 유래된 의미로 ‘사는 것을 아는 존재’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또 다른 순수 한글인 마음이란 단어가 항상 사람이란 단어와 붙어 다닌다. 마음의 파생어로는 ‘맞다’라는 동사가 있다. 다시 말해 옳은 것을 옳다고 정직하게 얘기하는 ‘생각’ 정도로 사람마음을 해석해 볼 수 있다.

사람과 비슷한 뜻의 한자로 人間이 있다. 인간은 인생세간(人生世間)이란 성어의 준말이다. 생각하는 존재들이 살아가는 모든 세상을 말하는 것이다. 한글로써 의미와 뜻이 비슷한 사람과 인간을 영어로 표현해 보면, 상호 간 의미와 뜻이 상당히 달라진다. 사람은 맨(Man)이고, 인간은 휴먼(Human)이다. 전자는 원초적이고 동물적인 오만함이 느껴지지만, 후자는 뭔가 미성숙하고, 겸손하며 온정적인 따뜻한 느낌이 있다. 또 전자는 신의 의지를 역행하는 존재로 여겨지지만, 후자는 신의 의지에 순종하는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하느님의 아들 환웅이 땅에 내려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곰을 잉태케 해 얻은 자손이 바로 단군이다. 하늘에서 동물밖에 없는 세상에 사람을 만들어 살게 했는데, 이 사람은 사람의 아들이자, 또한 신의 아들이 되어버렸다. 복잡하고 아리송한 종교 속에 포함된 사람의 의미는 바로 그 사람이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라는 뜻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이는 곧 사람의 아들인 메시아를 통해, 신과 사람의 관계가 어버이와 아들의 관계로 승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북한 김일성이 만들어 낸 주체사상에는 이런 내용들이 다 들어있다. 단군의 직계자손이며, 인민을 다스리는 권력의 주체로서 만백성들의 어버이 수령이란 존재 의미가 반복적으로 담겨져 있다. 문정권 5년을 겪어보니, 한때 민족해방(NL)계 운동권 출신으로 북한의 주체사상을 신봉했던 문정권 주사파 위정자들의 사람에 대한 인식은 일반 서민을 의미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사람이란 단어 속에 무엇인가 자신들의 진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대한민국 국민들을 기만하고 속여 온 것 같은 느낌이 크다. 과연 그 남쪽사람의 정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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