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발생량 일반연탄 25배...겨울철 편서풍 타고 한국 뒤덮어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을 뒤덮어 수도권 및 충남지역에 올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9일, 서울 한양도성길에서 바라본 성북동과 돈암동쪽 주택과 아파트들이 뿌연 미세먼지에 싸여있다. /김석구 기자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을 뒤덮어 수도권 및 충남지역에 올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9일, 서울 한양도성길에서 바라본 성북동과 돈암동쪽 주택과 아파트들이 뿌연 미세먼지에 싸여있다. /김석구 기자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다시 한국을 덮치면서 9일 전국은 하루종일 뿌연 먼지 속에 싸여 있었다. 아침 9시경 떠오르고 있는 태양을 맨눈으로 봐도 눈부심이 심하지 않을 정도로 짙은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을 뒤엎었다.

지난해 12월 초까지만 해도 심하지 않았던 미세먼지가 새해 들어 이렇게 심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바로 석탄에 의존하는 중국 에너지 구조 때문이다. 중국-호주간 무역 분쟁으로 인해 지난해 11월 호주산 석탄 수입이 일시 중단되면서 중국의 석탄 공급이 부족해졌다. 하지만 해가 바뀌며 석탄 공급이 정상화되자 중국에서 소비하는 엄청난 양의 석탄에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한국을 뒤덮는 것이다.

중국은 가정용 난방의 90% 이상, 전력 생산의 70%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하천의 수량이 줄어들어 수력발전에 불리한 조건이 되면서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더욱 상승한다. 또 가정에서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석탄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대기 중에 엄청난 양의 미세먼지를 뿜어낸다.

중국 가정에서 소비되는 석탄과 산업용으로 쓰이는 석탄 모두 별도의 가공을 거치지 않은 생석탄이다. 과거 우리나라가 무연탄(無煙炭)을 가루로 만든 다음 점토와 섞어 건조시킨 연탄을 주력 연료로 썼던 것과는 달리, 중국에서 사용하는 생석탄은 연탄 대비 최대 25배의 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 또한 중국 가정에는 매연을 거르는 장치도 없다보니 생석탄이 타면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그대로 대기 중에 섞여 들어간다.

이렇게 발생한 엄청난 양의 미세먼지는 지구 자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입된다.

중국의 석탄소비량은 엄청나다. 미세먼지 문제가 한창 부각됐던 2012년 당시 베이징의 석탄소비량은 2300만 톤(t)이었는데, 같은 기간 톈진의 석탄소비량은 7000만t, 허베이성은 2억7000만t에 달했다.

베이징의 경우 지난해 석탄소비량이 420만t으로 2012년에 비해 5분의 1가량으로 줄어들었다고 해도 다른 지역은 큰 변화가 없다. 톈진의 지난해 석탄소비량은 4200만t으로 여전히 베이징(420만t)의 10배에 달한다. 허베이성은 2012년 2억7000만t에서 2015년 2억9000만t으로 오히려 늘었다.

한국과 가까운 산둥성의 연간 석탄소비량은 3억8000만t으로 중국 전체의 10%에 달한다. 그나마 2015년 4억927만t에서 2000만t 가까이 줄어든 수치가 이 정도다. 산둥성 한 곳만 봐도 지난해 한국의 석탄소비량(8820만t)보다 4배 이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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