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 청문회 통과 41% 불과...국정운영 차질 빚는다는 지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의회 폭동 사태’ 1주년을 맞은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스테튜어리 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취임 1년의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 언론 인터뷰에 가장 인색한 대통령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의회 폭동 사태’ 1주년을 맞은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스테튜어리 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취임 1년의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 언론 인터뷰에 가장 인색한 대통령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식 기자회견이나 언론 인터뷰에 인색해 소통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임기 첫해에 지명한 고위직 인사들의 상원 인사청문회 통과 비율이 41%에 지나지 않아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타우슨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마사 조인트 쿠마르의 분석을 토대로,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1월 취임 후 연말까지 22회의 언론 인터뷰를 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92회)·버락 오바마(156회)·조지 W. 부시(49회)·빌 클린턴(54회)·조지 H. W. 부시(46회)에 비해 현저히 낮다. 기자회견은 9번에 불과하다. 트럼프(22회)·오바마(27회)·아들 부시(19회)·클린턴(38회)·아버지 부시(31회) 전 대통령들과 차이가 크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호하는 것은 정식 회견 또는 인터뷰보다 행사 직후나 이동 중 기자들과 비공식적 형태의 문답이다. 즉석 문답 216회, 즉 클린턴 전 대통령( 245회) 다음으로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투명한 행정부가 되겠다" 약속했지만 자신의 어젠다를 국민에게 설명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게 AP의 논평이다. 게다가 비공식적 즉석 문답마저 바이든 대통령이 단답형으로 끝내버리거나 아예 대답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이상적인 방식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짧은 문답은 대중의 관심사에 관한 대통령의 관점을 보여주기에 불충분하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대표인 스티븐 포트노이 기자의 의견이다. 미주리주립대의 브라이언 오트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의 저조 역시 회견 및 주류 언론 인터뷰가 적어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잇따른 말실수로 ‘치매설’까지 나돌았던 바이든 대통령인 만큼, 연설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냔 해석도 나온다.

늦은 인사 처리 또한 국정운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CNN은 이날 워싱턴DC의 비영리단체 ‘정권인수센터’의 보고서를 인용,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171명이 아직 상원의 인준표결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행정부 고위직을 비롯해 각국 대사·연방판사·연방검사 등을 대상으로 한 집계다. 주한 미국대사는 후보자 지명조차 안 된 채 12개월째 공석이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민주당 공화당이 상원 의석을 50대 50으로 양분하면서 대사 인준에 있어서도 대립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자 중 상원 인준을 받은 경우는 55명뿐, 전체의 63% 수준이다. 부시 전 대통령 임기 첫해에 대사 지명자 90%,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때는 각각 85% 75%의 인준을 받았다. 행정부 요직의 공석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정부 운영을 비롯해 대외관계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