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전자 조작 돼지심장을 말기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세계 최초로 진행됐다. 환자는 즉각적인 거부반응 없이 사흘째 회복 중이다.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메디컬센터의 의사들이 임종 앞둔 위급환자에게 돼지심장을 이식했다.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간 이식 수술(xenotransplantation)이 처음은 아니지만 거부반응으로 모두 실패했다. 1984년 죽어가던 영아 페이가 아기 비비(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한 뒤 21일 동안 생존한 게 최장 기록이다.

메릴랜드대 의료진은 이번 수술의 최종 성공을 고대하고 있다. 인간 면역체계의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돼지 장기 세포면의 당(糖)성분을 제거한 1살짜리 돼지의 심장이 사용됐다. 인체 이식용 장기는 모든 나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당국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횡행하는 불법 장기 적출 및 매매의 현실이 폭로된 바 있다. 미국 연방정부 장기기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는 11만여 명, 매년 6000명 이상이 장기를 기다리다 죽어 간다. 작년 미국 내 장기 이식은 3800여 건에 불과했다.

"획기적인 수술로 장기 부족 해결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이 수술이 앞으로 환자들에게 중요한 새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낙관한다."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P 그리피스 박사의 설명이다. 장기공유연합네트워크 최고의학책임자(CMO)인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 역시 메릴랜드대의 장기이식에 대해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 식품의약청(FDA)는 작년 12월말 ‘동정적 사용’ 조항을 통해 수술을 허가했다. 환자에게 다른 선택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물 보호 운동가들은 "너무 잔인하다"며 반대하고 있다.인체 장기 기증을 늘려야한다는 입장이다. 7시간이 넘는 복잡한 수술 과정 또한 어려운 문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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