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MRAM 기반 인-메모리 컴퓨팅 구현에 성공했다, (왼쪽부터) 이번 연구의 주역인 삼성전자 함돈희 펠로우, 정승철 전문연구원, 김상준 마스터. /삼성전자
삼성전자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MRAM 기반 인-메모리 컴퓨팅 구현에 성공했다, (왼쪽부터) 이번 연구의 주역인 삼성전자 함돈희 펠로우, 정승철 전문연구원, 김상준 마스터.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자신을 둘러싼 ‘외계인 고문설’을 자인하는 듯한 혁신적 연구성과를 또 하나 내놓았다.

13일 삼성전자는 자기저항메모리(MRAM) 기반 인-메모리(In-Memory) 컴퓨팅을 세계 최초로 구현하고, 해당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12일(영국 현지시간) 게재했다고 밝혔다.

인-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 내에서 데이터의 저장은 물론 데이터의 연산까지 수행하는 최첨단 칩 기술이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정승철 전문연구원이 제1저자, 함돈희 종합기술원 펠로우(하버드대 교수)와 김상준 종합기술원 마스터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사업부 연구원들도 힘을 보탰다.

기존 컴퓨터는 데이터의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 칩과 연산을 책임지는 프로세서 칩이 별도로 구성된다. 반면 인-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 내 대량의 정보를 이동 없이 메모리 내에서 병렬 연산해 전력 소모가 현저히 낮다. 때문에 차세대 저전력 인공지능(AI) 칩을 구현할 유력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인-메모리 컴퓨팅에 활용 가능한 비휘발성 메모리 후보군으로는 MRAM과 저항메모리(RRAM), 상변화메모리(PRAM)가 있는데 MRAM을 활용한 인-메모리 컴퓨팅을 구현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MRAM은 데이터 안정성이 높고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지만 저항값이 낮아 인-메모리 컴퓨팅에 적용해도 전력 이점이 크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연구진은 기존 ‘전류 합산’ 방식이 아닌 신개념 ‘저항 합산’ 방식의 구조를 통해 MRAM의 한계를 극복하고 저전력 설계에 성공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MRAM 기반 인-메모리 컴퓨팅 칩의 성능을 AI 계산에 응용해 숫자 분류에서 최대 98%, 얼굴 검출에서 93%의 정확도로 동작함을 검증했다.

정승철 전문연구원은 "인-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와 연산이 접목된 기술로, 기억과 계산이 혼재돼 있는 사람의 뇌와 유사한 점이 있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실제 뇌를 모방하는 ‘뉴로모픽’ 기술의 연구·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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