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與인사들 "판도라 상자 아냐…내가 먼저 들었다면 방송 말렸을 것"
김씨 측 법률대리인 "다음주는 민주당이 방송금지가처분 신청할 듯"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녹취 통화가 16일 공개되면서 정치권의 반응이 뜨겁다. 여야는 물론 중도조차도 ‘무엇이 문제냐’, ‘MBC가 시청률 장사만 잘했다’ 등의 반응을 내놓는 등 김씨를 둘러싼 ‘쥴리’ 의혹까지 해소됐다는 평가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박병태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4일 김씨가 서울의 방송 소속 기자와 통화한 내용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MBS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MBC는 전날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방영했고, 이에 야권은 오히려 김씨의 의혹이 대부분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여권인사들도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정철승 변호사는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록’ MBC방송이 나간 이후 페이스북에 "판도라의 상자가 아니었다"며 "내가 김건희씨 통화내용을 먼저 들었다면 방송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곧이어 올린 다른 글에서는 "오늘 MBC 스트레이트 김건희 통화 방송은 서울의 소리가 김씨에게 당한 거라고 본다"며 "김씨가 어찌 그리 멍청할 수 있나 생각했는데, 방송을 보니 서울의소리가 멍청했던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황교익씨도 페이스북에 "방송 내용에 실망했다는 분이 많다. 핵폭탄 같은 폭로성 발언이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를 한 탓"이라며 "아무리 친해도 기자에게 자기가 죽을 수도 있는 폭탄을 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류근 시인도 "소문난 잔치 불러놓고 결국 김건희 쉴드(방어)"만 치게 했다며 "누이도 매부도 면피에 성공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악재를 호재로 바꿔주는 이적 시전"이라며 "엠XX이 엠XX했네"라고 비난했다.

김씨는 이른바 조국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미투 등에 대해 거침없이 견해를 밝혔다. 정치권에서 돌던 모 검사와의 동거설,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쥴리’ 의혹 등은 전면 부인했다.

김씨는 이씨와 통화에서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며 여권 권력다툼이 윤 후보의 존재감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진보가 아니라 보수가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방송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 되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지적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정치인의 배우자가 선거에 관여했다거나 보도될 줄 모르고 편하게 이야기를 한 것 등에 대해선 "문제가 될 일이 없다"고도 했다.

한편 김씨의 법률대리인 홍종기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다음 주 MBC ‘스트레이트’는 민주당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할 분위기네요"라며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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