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최영훈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태산을 울릴 듯 요란하더니 겨우 쥐 한 마리가…. 이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MBC가 바람을 세게 잡더니 막상 방송을 보니 오히려 김건희 의혹을 해소해줬다. MBC의 김건희 녹취 보도가 끝나자마자 30분 만에 뚝딱 장기표 씨의 글이 페북에 올라온 것을 봤다. "들어 보았는데, 별것 아니었다.

김건희 씨 관련 몇 가지 의혹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명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넘겨짚기 해석이지만 참 그럴듯해서 손뼉이라도 치고 싶다.

"MBC 쪽에서는 이 해명이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 지금까지 관련 대화록을 보도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장기표가 이 방송을 보고서 느낀 소감은 ‘다음 3가지’라고 한다. 먼저 이명수라는 인물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어떻게 인생을 저렇게 살까 싶다. ‘누나 동생’ 하면서 나눈 대화를 방송에 공개할 수 있는가? 무슨 범죄행위가 들어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한마디로 ‘인간XXX."

"상대의 신의나 호의를 배반하는 것, 곧 배신은 인간의 악행 가운데 살인 다음으로 나쁜 것인데, 그 배신을 만인이 지켜보는 데서 일부러…."

장기표 씨는 MBC 관계자 해설 또한 악의를 넘어 사실 왜곡이니 ‘언론인 자격 박탈감’이라고 규정했다. "대화 중 1억 원, 취업 이야기는 ‘누나 동생’ 사이에서 농담으로 한 이야기인데 마치 돈으로 매수하려 한 듯, 또 집권하면 취직시켜 준다는 듯 해설…."

장기표는 "맥락을 보면 진짜 1억 원을, 취직을 시켜 주겠다던 지의 내용이 전혀 아니라"라고 여겼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리 느꼈다.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말이다. 선거, 집권 다 중요하지만 나라가 무너지고 나면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간다. "상대방을 떨어뜨리기 위해 온갖 술수를 쓰더라도 나라가 무너지게 하는 일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장기표가 망국까지 걱정하게 만든 MBC의 저질스런 행태는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문 정권 출범 후 MBC에서 벌어진 좌편향 노조의 정치화된 행보와 ‘사내 숙청’ 등이 주요 원인일 거다. 최승호와 박성제가 연이어 사장이 된 이후 MBC의 친노조친문 편향의 방송 편성과 보도가 더욱 심해졌다.

내부갈등은 극심해지고 시청자들도 떠나고 있으며, 시청률-광고수익의 기복도 상상을 초월한다. 최승호 전 사장 때 만든 MBC정상화위원회는 ‘피의 숙청’을 일삼은 ‘인민위원회’와 같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 위원회에 불려가면 문초를 당하고 망신을 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폭로까지 한때 쏟아졌다.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듯한 비열한 행태에 숨죽이다 "더는 못 참겠다"며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나온 거다. 비주류 MBC공정노조가 MBC의 편향적, 친정부적 방송 실태와 공포분위기 조성을 비판, 견제하고 있긴 하다. 공정노조는 회사가 망하든 말든 ‘노조 지상주의’에 빠진 노조에게 넌더리를 낸 사람들이 주도해 결성했다.

공정노조 관계자들이 전하는 말은 충격적이다. "(최승호는) 적폐청산 차원에서 전 정권 때 잘 나간 사람들을 쳐내는 보복인사를 단행했다." 지금은 최승호 때보다는 시청률도 다소 상승하고 광고수익도 회복세지만 내부갈등만은 해결 기미도 없다.

몇 년 전 MBC 신입사원 공채시험 문제에 ‘북한 선군정치의 의미’를 묻는 문제까지 출제됐다고 한다.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의미를 평가하고 본인 생각을 드러내라’는 황당한 문제는 결국 물의를 빚었다. 특정 이념 성향 사람을 뽑으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문을 표한 당시 노조위원장을 고발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MBC는 공영방송이 지녀야 할 균형감각이나 공정보도라는 가치와는 너무나 멀어진 ’괴물 방송‘이 돼 있다. 한 지인은 설 연휴 직전에 MBC가 기습적으로 ’김건희 녹음파일 2탄‘을 방송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졸고 있다 당한다. 이재명 욕설이나 대장동 게이트를 같은 시각, 같은 길이로 다루라고 공세를 펴야 한다." 나도 그 말에 인식을 같이 한다. 국민의힘은 손을 놓고 있지 말고 MBC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MBC 외 YTN KBS 등의 편파방송에 대한 모니터링과 지속적인 항의를 잊지말고 적극 실천해나가야 한다. 국민의힘 웰빙 체질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점부터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명심하시길! 야권이 뭉쳐 정권을 바꾸려면 편파방송을 못하게 촉을 세워 지켜보고 단단히 항의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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