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원 교수팀 등 공동연구...고온 잘 견디고 수분에도 강해

UNIST 양창덕 교수(왼쪽)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 책임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UNIST 양창덕 교수(왼쪽)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 책임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태양광 전지의 효율을 결정짓는 소재분야에서 우리 기술로 개발된 소재가 최고효율 기록을 경신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의 공동 연구에서 모듈 형태로 크기를 키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 기록을 경신했다고 18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에너지 및 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이찬우 책임 연구원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용 유기물 신소재를 개발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지를 큰 크기로 만들어도 고효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 소재로 만든 태양전지는 모듈 형태로 확장했을 때도 21.83%의 높은 효율을 기록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소재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정공수송층(HTM)용 유기 소재다. 정공수소층은 전지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태양광 생성 전하입자(정공)를 전극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 소재는 정공 전달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수적으로 넣는 첨가제(도핑)로 인해 수분과 열에 취약해지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소재는 고온도 잘 견디고 수분에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초고효율 태양전지에 쓰이던 스파이로(spiro)-OMeTAD 소재와 비슷하지만, 분자 구조 말단에 나프탈렌 구조가 붙어 있는 차이점이 있다. 나프탈렌 구조를 분자 구조에 넣게 되면 소수성이 강화돼 수분 흡수를 잘 막으며, 분자끼리의 상호작용이 커져 전하 전달 성능이 더 좋아진다.

연구진이 개발한 정공수송층 소재를 쓴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60도 이상의 고온에서 전지를 작동하는 열 안정성 실험과 2천 시간에 걸친 장기 내구성 평가에서도 기존 소재보다 월등히 향상된 성능을 보였다.

또 전지 크기를 대면적인 25㎠ 확장해 모듈 형태로 제작했을 때도 21.83%의 고효율을 달성했는데, 모듈의 광전변환효율 중 세계 최고 수준이다.

양창덕 교수는 "대체 정공수송층 소재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수준의 정공 전달 성능을 유지하는 동시에 소재의 안정성까지 확보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용 유기 소재 개발에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는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광전자공학 최고 권위 저널인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17일 자(현지시간)로 공개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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