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6일 부천 상동의 한 음식점에서 '안철수를 팝니다' 철수마켓의 일환으로 일일 알바생으로 나서 배달을 하고 있다. 안 후보는 최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못지 않게 고충을 겪고 있는 배달업에 대한 애로사항을 듣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배달업무 체험을 했다. /연합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6일 부천 상동의 한 음식점에서 '안철수를 팝니다' 철수마켓의 일환으로 일일 알바생으로 나서 배달을 하고 있다. 안 후보는 최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못지 않게 고충을 겪고 있는 배달업에 대한 애로사항을 듣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배달업무 체험을 했다. /연합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2년 동안 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점차 한계로 내몰리고 있다. 자영업 대출자 10명 가운데 1명은 이미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최대한 끌어썼고, 대출액도 6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대출액 기준으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할 가능성이 큰 다중채무자 대출 비율이 25%까지 치솟았다.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타격까지 길어지면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18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약 632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말의 482조원과 비교해 2년 새 31.2% 불어난 것이다. 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 수는 같은 기간 209만5162명에서 276만9609명으로 32.2% 늘었다.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다수 금융기관은 대출자의 동의 아래 나이스평가정보에 대출자의 금융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개인의 대출·연체 이력 등을 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나이스평가정보의 통계에 실제 대출 현황이 대부분 반영된다는 것이 금융권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2억2819만원이다. 자영업자의 대출 급증보다 더 심각한 것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과 금융권, 그리고 금융당국은 다중채무자를 대표적 취약 채무자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개인사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27만2308명으로 전체 개인사업자 차주 가운데 9.8%를 차지했다. 다중채무자 규모는 2019년 말의 12만8799명과 비교해 2년 새 2.1배 늘었다.

이들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157조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24.8%를 차지하고 있다. 다중채무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5억7655만원에 이른다. 다중채무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40대(40∼49세)가 9만857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50대(8만7657명), 30대(4만4938명), 60대 이상(4만2504명)의 순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변이 발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 당국과 금융기관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취약·고위험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환금성이 낮은 ‘주택 외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은 29.0%로 비자영업자 11.7%의 2.5배에 이른다. 만약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도 취약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자영업자의 대출 가운데 상환 부담이 큰 일시상환대출이 45.6%, 만기 1년 이내 대출이 69.8%에 이르는 점도 불안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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