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혜경궁 김씨 트위터 저속·충격...이재명과 같이 갈 수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공익제보하고 지난 8일 경(경찰 추정) 의문사한 이병철씨 사건 이후 ‘혜경궁 김씨’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여권 내부 특히 친문 진영에서 일고 있는 ‘이재명 후보 교체론’은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혜경궁 김씨’라는 아이디의 트위터 유저로 활동하면서 4만여 건의 트윗을 통해 각종 막말을 쏟아냈다는 의혹이다.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트위터 유저가 트위터에 남긴 트윗들. 경찰은 이 글의 작성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결론짓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다./트위터 캡처

당시 혜경궁 김씨라는 트위터 유저는 ‘전라디언들은 한국인 행세 말아줘요. 일일이 설명해야 알아먹나요? 너네들은 전국 왕따예요. (2014년 1월 18일)’ ‘네 가족이 꼭 제2의 세월호 타서 유족 되길 학수고대할게~~^^(2016년 2월 14일)’ ‘문(재인) 후보 대통령되면 꼬옥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 꼭 보자고요. 대통령 병 걸린 놈보단 나으니까.(2016년 12월 31일)’ 등의 글을 남긴 바 있다.

이 파일의 존재가 지난 2017년 대선 과정에서 알려지자 친문 세력 핵심에서 이재명을 숙청해야겠다는 공분이 일어났다. 결국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2018년 경찰은 이 트위터 유저가 김혜경씨라고 결론짓고 기소 의견으로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부족’ 판단을 내리고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 이후 ‘트위터 계정의 아이디, 비밀번호가 여러 사람에게 공유되어 작성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사건을 ‘기소중지’하고 덮어 버렸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이렇게 결론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극렬 친문 진영에서는 이를 믿지 않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런 의혹이 ‘후보교체론’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즉 ‘혜경궁 김씨’는 이 후보의 아내인 김혜경씨가 맞고, 때문에 이 후보가 대권을 잡으면 ‘혜경궁 김씨’의 트윗처럼 문 대통령과 친문 세력들은 숙청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후보를 교체하지 않고서는 문 대통령과 친문 세력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친문 진영의 의혹에 기름을 부은 사건이 이병철씨 의문사였다.

극렬 문재인 지지자였던 고 이병철씨는 혜경궁 김씨 사건과 변호사비 대납의혹 사건의 공익제보자였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14일 이병철씨가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혜경궁 김씨 사건’을 모두 담당했던 이태형 변호사 등과의 대화가 담긴 6개의 녹취 파일을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파일은 이씨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에 보관돼 있었던 걸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파일은 현재 유족의 반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