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희
조윤희

‘교육감 선거’가 철새처럼 또 찾아왔다. 교육감 선거가 다가오니 시도마다 후보 단일화를 두고 물밑작업이 치열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일화 기구들의 단일화부터가 큰 과업이다. 식상한 되돌이표를 반복하지 말고 ‘교육은 교육자가, 정치는 교육감이’한다면 어떨까?

교육감은 교육을 잘 알아야 한다고들 하지만 교육현장에만 30년 이상 있어 본 사람의 관점으론 글쎄다. 시장과 ‘러닝메이트’를 하든 임명직으로 하든, 차라리 관료가 교육감이 되어도 무방할 것 같다. 확실한 국가관과 교육관을 장착하고 교육행정에 대해 해박한 사람이 교육감이 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런 사람이 교육에 대해 뭘 알겠느냐고 질문하는 사람에게 되묻고 싶다. 그럼 농림부, 해양수산부, 고용노동부 장관은 농부, 어부, 노동자 출신이어야 하는지. 교육부는 백년지대계로 국가의 가장 근간을 세우는 부서라는 점에서 특수하다고도 한다. 그런데 교사가 되고 싶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장이 된 일조차 있었다. 그럴 바엔 차라리 경험 많은 행정가가 ‘일’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어공’ 교육감이 논공행상으로 하부조직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현장경험도 많고 교육에 관한 연구가 깊은 전문가로 교육을 전담할 실무진 중심의 ‘교육전진기지’를 꾸릴 안목과 결단만 있다면 정치인이 교육감이 되어도 좋겠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 했나. 교육은 교육자에게 정치는 교육감에게 맡기면 어떨까. 물론 이는 교육감을 직선제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교육감직선제에 매우 비관적이지만, 그래도 직선제를 고집해야 한다면 제발 공짜가 ‘독(毒)’임을 아는 사람, 자유와 경쟁 그리고 개인의 가치를 아는 사람을 뽑았으면 한다. 이런 사람을 가려 뽑을 수 있다면 뽑아보시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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