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안전한 UAE 피습으로 중동지역 긴장 더 고조될 듯
文 대통령, 반군 드론공격 당시 100km 떨어진 곳서 일정

17일(현지시간) 예멘 반군 후티가 장악하고 있는 수도 사나의 한 건물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동맹군의 공습을 받아 연기와 먼지가 피어오르고 있다. 양국 동맹군은 후티 반군이 이날 드론을 이용해 UAE 수도 아부다비의 국제공항과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원유 시설 등을 공격하자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EPA=연합
17일(현지시간) 예멘 반군 후티가 장악하고 있는 수도 사나의 한 건물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동맹군의 공습을 받아 연기와 먼지가 피어오르고 있다. 양국 동맹군은 후티 반군이 이날 드론을 이용해 UAE 수도 아부다비의 국제공항과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원유 시설 등을 공격하자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EPA=연합

17일(현지 시각)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동맹군은 아랍에미리트(UAE) 국제공항과 석유시설을 무인기(드론)로 공격한 예멘 반군에 반격을 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동 3개국 순방 일정에 맞춰 UAE를 방문 중이었다. 사우디 국영 통신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예멘 후티(자칭 안사룰라)반군이 장악한 수도 사나에서 공습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예멘 후티반군은 드론을 이용해 UAE 수도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원유 시설 등을 공격했다. 이번 폭발로 아부다비석유공사에서 일하던 인도인 2명과 파키스탄인 1명 사망, 다른 근로자 6명 부상 소식이 전해졌다. 아부다비 국제공항 폭발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공격이 있을 당시 문 대통령은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100여km 떨어진 두바이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예멘 반군 후티가 이날 공격을 인정하면서 추가적인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가운데, 반군의 지도조직 최고정치위원회 무함마드 알부하이티 정치국장이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UAE의 예멘 공격 행위를 중단하려 노력했지만 불행하게도 최근 다시 사태가 심각해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UAE는 예멘 후티 반군에 맞서 예멘 정부를 지지하는 사우디 주도 동맹군의 일원으로, 최근 전략적 요충지인 샤브와주 등 3개 지역 탈환에 앞장서며 반군에 타격을 가했다.

2014년 촉발된 예멘 내전은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으로 번져 왔다. 유엔 추산, 지난해 말 기준 예멘 내전으로 인한 직·간접적 사망자가 37만7000명에 이른다.

중동의 경제 중심지이자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아 온 UAE의 본토 피습으로 중동 지역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문제에 집중돼야 할 미국의 신경이 분산될 수밖에 없음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영국의 리스크 컨설팅사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중동·아프리카 전문가 토르키오른 솔트베트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이 진행되며 협상 시한 임박에 따라 중동 지역의 안보 환경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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