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기시다 82분간 화상회담, 한미일 협력 중요성 재확인
상반기 '쿼드 정상회의'로 중국 견제...'2+2 장관 회의'도 신설

일본 내각홍보실이 공개한 미일 정상회담 사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일본 도쿄 관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회담을 하고 있다. /교토=연합
일본 내각홍보실이 공개한 미일 정상회담 사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일본 도쿄 관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회담을 하고 있다. /교토=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린 화상 정상회담에서 중국 견제와 대북 공조를 위해 긴밀히 조율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최근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규탄,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또 중국에 대응해 경제협력을 강화하며 외교·경제 장관이 참여하는 ‘2+2 회의’를 신설키로 했다. 이날 미일 정상회담 후 나온 백안관 보도자료 내용이자 북한 문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첫 입장 발표다. 기시다 총리도 회담 후 약식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동중국해·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시도에 맞서기로 다짐하는 한편, 대만 해협의 평화·안정의 중요성과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중국이 신장과 홍콩에서 보인 관행에 대해서도 우려하며 공감대를 확인했다. 인권유린 문제를 명분으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부분이다.

대중국 견제를 위해 양국은 미국·일본·인도·호주가 참여하는 쿼드(Quad) 정상회의를 올 상반기에 일본에서 개최키로 했다. 특히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국 외교·경제 장관이 참여하는 ‘2+2 경제정책협의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외무·방위 각료가 참여하는 기존의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에 더하여, 경제 분야로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 협의회가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에서 규칙에 기초한 경제 질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쿄도통신 역시 "중국을 염두에 두며 인도·태평양에서의 미일 경제협력을 심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개도국 개발 지원사업을 내세운 중국의 세계패권 전략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항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저지에도 뜻을 같이 했다. 이 밖에 바이든 대통령이 올 1분기에 ‘글로벌 코로나19 정상회의’ 소집 의지를 재확인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작년 10월 기시다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 동부시간 오전 8시1분부터 9시23분까지(한국시간 오후 10시1분~11시23분) 82분 간 진행됐다.

 

이날 정상회담으로 일본 기시다 정권의 방위력 증강 추진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쿄도 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기시다 총리가 이른바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포함해 방위력 강화를 위한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표명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유사시 적국을 원거리에서 선제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한편 21일 이란·중국·러시아 군은 인도양 북부에서 합동 훈련을 시행했다. 러시아의 미사일 순양함과 중국 군함 다수가 참여한 이 훈련은 해상에서의 테러리스트 제압·선박 화재 진압 등의 시나리오로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이란군 측 설명에 따르면 ‘2022 해상 안보 벨트 연습’이며, 2019년 첫 3국 합동 훈련 이래 3회째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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