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주자는 박영수 전 특검
화천대유 상임고문 맡아 월 고문료 1500만원씩 받아
‘대장동 비리’ 단골 변호인...게이트에 깊이 관여 추정
친척인 대장동 분양독점 이기성이 남욱에 45억 지급
이태형도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자금조달 정황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보좌역을 수행한 양재식 전 특검보. 양 전 특검보는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관계자인 남욱 변호사의 2015년 정관계 로비 사건 당시 변호를 맡았다. 또 쌍방울 그룹의 사외이사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연합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보좌역을 수행한 양재식 전 특검보. 양 전 특검보는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관계자인 남욱 변호사의 2015년 정관계 로비 사건 당시 변호를 맡았다. 또 쌍방울 그룹의 사외이사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연합

대장동 게이트의 검은 손은 어디까지 뻗어있는 것일까.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인물 중 하나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이 공개되며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대장동 관련 인물들과의 수상한 거래내역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또 대장동 수익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쌍방울 그룹도 남욱 변호사를 연결고리로 박 전 특검과 연결되는 정황이 발견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일보가 공개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의 대화 녹취록에는 박 전 특검이 일반적인 예상보다 대장동 게이트에 깊숙히 관여한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박 전 특검과 대장동 핵심 관계자들과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전 특검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수사단계에서 대장동 초기사업 자금이 된 1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이끌어낸 브로커 조우형 씨의 변호를 맡았다. 결과는 불기소였다. 하지만 조씨는 2015년 수원지검 재수사 때 구속기소돼 징역 2년6개월을 복역했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대장동 정관계 로비의혹으로 기소된 남욱 변호사의 공판 단계에서도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2016년 4~11월 화천대유 상임고문을 맡아 고문료 월 1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과 같은 로펌인 ‘법무법인 강남’ 소속에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 당시 ‘박영수 캠프’에서 뛴 조현성 변호사는 천화동인 6호 소유주다.

김만배씨는 정 회계사에게 "우리 법인 만들 때 돈 들어온 것도 박영수 고검장 통해서 들어온 돈이야. 이기성씨 통장에. 그것은 해줘야 돼"라고 말했다. 화천대유의 대장동 분양대행업무를 독점한 이기성씨는 박영수 전 특검의 먼 인척이다.

검찰은 김만배씨가 녹취록에서 언급한 ‘법인 만들 때 들어온 돈’은 2015년 4월 화천대유자산관리 설립 당시 박 전 특검 계좌에서 화천대유 계좌로 들어온 5억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 전 특검이 ‘자금세탁’을 위해 계좌를 대여해줬다는 정황인 셈이다.

이기성씨는 지난 2014년 9월 남욱 변호사와 ‘50억 지급계약서’를 작성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이기성씨를 소환해 이 계약서의 작성 경위와 위에서 언급한 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45억원의 사용처를 집중 추궁했다. 이기성씨는 이 45억원을 남 변호사의 여비서와 김만배씨 아내,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조우형씨 등을 통해 전달 화천대유측에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화천대유 사업협약이행보증금 등으로 쓰였다.

문제는 이런 위험부담이 따르는 일을 감수하고 박 전 특검이 어떤 보상을 받았느냐다. 박 전 특검이 월 1500만원 정도의 상임고문료를 화천대유 측에서 받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보상은 따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지난 1월 20일자 ‘이재명-쌍방울-이태형, 대장동 수익금의 트라이앵글’ 보도를 통해 대장동 사업 수익금이 쌍방울 그룹으로 흘러들어갔고, 이 자금을 통해 쌍방울그룹이 3년 만기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변호사비 대납에 쓰였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남욱 변호사가 금품로비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실질적인 변호를 맡았던 인물은 양재식, 맹주천 변호사였다. 당시 양재식 변호사는 쌍방울, 맹주천 변호사의 경우 계열사인 광림의 사외이사를 역임 중이었다. 또 이들은 박 전 특검의 로펌인 ‘강남’ 소속 변호사들이기도 했다. 또 양재식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이 특검활동 당시 ‘오른팔’ 격인 특검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 역시 ‘공교롭게도’ 쌍방울 그룹의 사외이사였다.

대장동, 이재명 후보가 얽힌 사건마다 등장하는 변호사들이 어김없이 쌍방울 그룹 사외이사라는 것이 단순히 우연일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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