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문제 직접 협상 첫 거론...지금까지는 간접대화 방식 협상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9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화상을 통한 군중 연설을 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서방과의 핵 협상에 언급하면서 적국들과의 협상이 굴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이 진행 중이다. /AFP=연합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9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화상을 통한 군중 연설을 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서방과의 핵 협상에 언급하면서 적국들과의 협상이 굴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이 진행 중이다. /AFP=연합

이란이 24일(현지시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과 관련해 미국과의 직접 대화 의지를 피력하자 미국은 준비돼 있다고 화답했다. 이란이 직접 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 지금까지 양측은 간접 대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란 국영 IRIB 방송 보도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해, "필요하다면 미국과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주간 서방국들이 협상에 전향이었으며, 미국 측은 우리(이란)에게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의 주장이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핵합의 협상과 다른 문제에서 이란과 직접 접촉하면 더 생산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오랫동안 유지했다"고 답했다.

이란과 ‘P5+1‘(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독일)국가들은 지난해 4월부터 핵합의 복원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교착 상태에 머물렀다. ‘이란 핵합의’란 2015년 이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및 독일과 맺은 국제적 약속이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등 핵 활동 동결 또는 축소를 약속하는 대신, 서방이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제재를 부활하자, 이란도 이에 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제한하며 우라늄 농축 농도를 60%까지 상향하는 등 핵 활동을 재개한 상태다.

또 친이란 성향 예멘 반군 후티의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탄도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프라이스 대변인은 "역내 위험 고조를 반영하며 예멘 국민들의 고통을 악화할 뿐", "후티를 테러 단체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UAE 국방부는 이날 예멘 반군이 수도 아부다비를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UAE와 동맹을 맺고 예멘 내전에 참전 중인 사우디 또한 23일 후티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나 이를 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반군 일주일 전에도 UAE 아부다비 공항과 석유시설 등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북한 문제에 대해선 대화 촉구에만 그치고 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북한의 핵 야망 및 탄도미사일 능력 증진에 대한 우려를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답했을 뿐이다.

이어 커비 대변인은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마주 앉을 의향이 있으나 상황을 진전시킬 의지가 북한 측에 보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웃국가로서 북한에 영향력이 있는 중국이 대북제재를 포괄적이며 결속력 있는 방식으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20일 핵실험과 ICBM 발사에 대한 유예 조치 철회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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