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이용당한 '평창 단일팀'··· 그 후가 더 걱정이다
정치에 이용당한 '평창 단일팀'··· 그 후가 더 걱정이다
  • 도널드 컥 워싱턴 특파원
  • 승인 2018.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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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몇 백 명의 예술단원들과 공연단 그리고 고위급 관료를 파견할 것이라는 소식에 미국의 정부 관료들과 한국 전문가들은 다소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남한과 북한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앞세워 개막식과 폐막식에 공동 입장하게 된 것에 대해 워싱턴과 한국의 보수파들은 상당히 언짢아하고 있다. 또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 추진되면서 우리 쪽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올림픽에서 제대로 경쟁할 기회를 잃었다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였다. 한 아이스하키 팬은, “우리 선수들이 기회를 놓쳐 아쉬운 것에 대해 누굴 탓하겠습니까?” 라며 “여자 선수단은 그간 꿈의 무대인 올림픽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 피땀 흘리며 열심히 훈련해 왔을 텐데, 단지 남북한의 정치적 문제 때문에 노력한 것을 온전히 보여줄 수 없게 되었잖아요. 참 안타깝고 속상 합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김정은의 전술적인 접근에 걸려든 문 대통령이 북한의 교묘한 전략에 별 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문 대통령이 꿈에 바라던 남북 간의 화해와 대화의 길을 트기 위해 올림픽이 좋은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에 공감하며 문 대통령의 결정에 적극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백악관은 한국을 방문하는 모든 북한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올림픽의 주 무대인 평창과 스케이트 경기가 펼쳐지는 강릉의 모습을 보고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삶이 어떤 모습인지 느끼고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때, 한국에 머물며 자유롭게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이 한국을 우호적으로 바라보며 더 나아가 남북통일에 대한 염원을 품게 될 것을 희망하고 있다.

또한, 백악관의 한 관료는 한국에 오는 북한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자유를 맛본다면, 독재 정권인 북한 체제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사라 샌더스(Sarah Sanders)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여 비핵화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인지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한 사람들의 한국에서의 경험이,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협상과 대화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남·북간의 상황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아끼고 있는 백악관의 입장은 결국 북한의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은 비핵화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더군다나 패럴림픽이 끝나고 3월 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는 공식 입장이 발표된 시점에, 북한의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상당히 비현실적일 것으로 보인다.

몇 몇의 분석가들은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과 7차 핵실험을 감행하려는 조짐을 보인다면, 과연 트럼프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공격할 것인가?’에 대해 궁금증을 던진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진행한다면, 지하가 아닌 태평양 상공에서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이자 협상가로서 북한에 70번 가량 방문한 토니 남궁 박사는 “그런 무서운 소리 말아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압니까?” 라고 말했다.

그러나 track two 회담 -비공식적으로 미국의 학자 및 전문가들과 북한의 정부 관료들이 만나 논의하는 자리- 에 나섰던 남궁 박사는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북‧미의 관계가 그 정도(선제공격을 감행할 정도)까지는 아니다”라며 향후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남궁 박사는 최근 트럼프의 태도와 행보를 보면 과거 불 같이 흥분하고 격분했던 그 때의 모습이 많이 수그러들었다고 말한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에서 연설 할 때, 만약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려는 조짐이 보인다면, 매우 강력하게 북한에 공격을 가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공격성을 가감 없이 드러냈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 및 미사일 실험을 할 경우, 관련 시설을 제한적으로 공격해 김정은의 콧대를 꺾겠다는 ‘블러디노즈 (bloody nose)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지만, 남궁 박사는 현재로서는 미국이 극단적인 전략이 아닌 상당히 유연한 입장으로 북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인 2016년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열린 미-북간 반관 반민 2+2 비공식 접촉에서 미국측 대표로 나선 토니 남궁 박사가 함께 협상에 참여했던 파트너와 대화하고 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인 2016년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열린 미-북간 반관 반민 2+2 비공식 접촉에서 미국측 대표로 나선 토니 남궁 박사가 함께 협상에 참여했던 파트너와 대화하고 있다.

미국이 이전과는 다르게, 북한 문제에 대해 덜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짐 매티스(Jim Mattis)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Rex Tillerson) 국무장관은 모든 대북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을 경우엔 군사적 행동을 감행할 것이라고 말하며 미국의 전투적 의지가 여전히 유효함을 드러냈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에서 틸러슨은 위와 같이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20개국은 대부분 한국 전쟁 당시 한국 및 미국과 동맹 관계를 맺었었던 나라들이다. 중국은 이번 회의가 한반도 내에 긴장을 조성하고 북한을 자극하는 도발적인 행위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남궁 박사는 한국, 미국, 북한 3개국의 삼자 정상 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평양에서 북한이 현실적인 노선을 택하는 방식에 있어 외무성 관료들 간에 상당한 의견 차이를 보이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삼자 회담을 열 경우, 중국의 역할을 끌어내는 등 다방면적으로 회담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현재 한반도는 굉장히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있다” 며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구체적이고 확실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먼저이다”라고 전했다.

 

 

donald@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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