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목회자 이중직'에 관한 공개 세미나 개최

대전중앙교회에서 열린 '목회자 이중직 지원 공개 세미나' 모습.
대전중앙교회에서 열린 '목회자 이중직 지원 공개 세미나' 모습.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배광식 목사, 이하 예장합동) 교단이 지난 20일 대전중앙교회(고석찬 목사)에서 개최한 목회자의 이중직에 관한 공개세미나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예장합동 총회교회자립개발원(이사장 이상복 목사)이 총신대 및 합동기관지인 기독신문사와 공동으로 주최한 공개세미나를 통해 목회자들의 현실 문제를 직시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음을 알리는 세미나였기 때문이다.

세미나와 관련하여 예장합동 측 관계자는 지난 제103회 총회에서 미래자립교회(이하 미자립교회) 목회자의 생계형 이중직을 허용한 바 있다그러나 교단 내의 소극적 또는 부정적 태도와 코로나19 이후로 생계형 목회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통계를 접하고, 작은 교회 목회자의 90%는 향후 이중직을 선택하겠다는 의향을 가지고 있는 현실에 관해 대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양현표 교수
양현표 교수

이어 보수 성향이 강한 교단에서 이러한 주제를 다루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그래도 지난해에 첫걸음을 시작했다. ‘이중직 실태조사 기획부터 이중직 실태조사 보고회를 거쳐 6차에 걸친 연구위원들의 회의와 전문위원들 회의’, ‘연구위원과 전문위원의 연석회의등을 거쳐서 목회자의 이중직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했다. 그러나 용어부터가 고민이었다. ‘이중직 목회자, 일하는 목회자, 자비량 목회자등의 다양한 접근을 통해서 생계형, 자비량형, 선교형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제는 신학적인 기초를 다지는 공개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는 목회데이터연구소 김진양 부사장과 총신대신대원 양현표 교수(실천신학)의 기조발제로 시작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전국의 출석교인 50명 이하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바 있는 이중직 목회자에 대한 인식과 실태조사결과를 보고한 후 조사대상 목회자 중 71.7%가 이중직을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양현표 교수는 두 직업(소명) 목사의 정착 필요성의 주제 강의에서 목사의 생존과 관련하여 한국의 목회 생태계가 달라졌음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이제는 소명과 사명만을 쫓는다고 하여 목사의 생계가 해결되는 생태계가 아님이 분명하다. 실제로 많은 목사가 재정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해서 큰 상처와 절망을 안고 목회현장에서 물러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그들의 소명 상실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의 가정이 해체되기까지 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교단은 이제 단지 목사를 배출하는 것을 넘어 그들이 어떻게 목회현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교수는 “‘이중직 목사라는 호칭 대신에 영어의 ‘Bi-Vocational Pastor’을 직역하여 두 직업 목사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이중이란 단어가 다소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일반적으로 이것은 이중직 목사, 겸직 목사, 자비량 목사, 전문직 목사 또는 Tent-Making 목사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이것이 어떤 이름으로 불리건 간에 목사가 교회 밖의 수입원을 통해 일정 부분 그의 생존을 해결하는 방안은 오늘날 열악한 목회환경 속에서 소명과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신대 박재은 교수가 조직신학 관점에서, 김대웅 교수가 구약신학 관점에서, 김요섭 교수가 역사신학 관점에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가 사회적 목회 관점에서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조성돈 교수는 “2014년 목회자의 겸직에 대해 설문조사와 함께 심층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약 40%에 이르는 목회자들이 겸직을 하고 있었다. 목회자의 겸직에 대해서도 74%가 찬성했다. , 목회자의 겸직 또는 이중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2014년 조사가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어떤 새로운 결과 때문이 아니고 그동안 쉬쉬하고 있었던 목회자의 이중직, 목회자의 삶의 현실을 수치로 드러내니까 그에 대한 호응이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후 각 교단에서는 이중직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일어났다. 감리교와 예장통합에서는 총회에서 논의하여 조건부로 이중직에 대한 금지조항을 완화했다. 그 조건은 미자립교회에 한해서 허락이 된다는 것이었다. , 그 조항 자체를 없앤 것이 아니고 그 조항은 살리되 완화된 형태로 유지한 것이다. 그런데 다른 교단들의 경우는 헌의가 올라오고 총회에서 논의는 되었지만, 현행 조항의 폐지나 수정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예장합동은 총회교회자립개발원 내에 목회자 이중직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오는 3월 목회자 이중직 2차 공개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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