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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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신지예 사태’ 및 ‘당 대표 가출’로 곤두박질쳤던 윤석열 후보의 지지세는 다시 회복됐고, 반사이익을 얻었던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10% 안팎에서 답보 중이다. 진보 정권에 질려버린 국민은 이재명 후보가 어떤 포퓰리즘을 하든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그래서일까. 국민의힘 측에서는 슬슬 안 후보와의 단일화도, 홍준표 의원의 지원도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홍 의원과 이준석 대표만의 전유물인 것 같았던 20대 남성의 표가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해체’ SNS 메시지 한 줄로 윤 후보에게 지지를 몰아주고 있다. 안 후보를 포함한 다자대결에서 윤 후보가 1위로 나오는 여론조사가 자주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될까?

CBS가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찬성 여론은 50.6%로, 반대인 39.2%보다 11%가량 높다. 이것이 국민 여론이다. 무엇보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넘어서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대선 석 달 직후 치러질 지방선거에 임하는 필수 조건이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국민의당 전신인 바른미래당이 전국에 후보를 내 보수표가 갈라졌고, 끝내 보수 야당 의석이 전국 각 지방의회에서 1/10으로 줄어든 바 있다.

지금의 상황은 보수 야권이 민주 진영을 압도하고 있지도, 유리하지도 않다. 더군다나 전통적으로 선거 결과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서 답변한 수치보다 7% 정도 민주당에 높게 선거 결과가 나왔다. 한 달 반 전, 이재명 후보가 문 정권과 거리를 둔다며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다닐 당시 여론조사가 주목할 만하다. 12월 8일자 YTN-리얼미터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의 ‘조국 사과’ 찬성 여론이 46.6%, 반대 여론이 42.1%였다. 이 수치가 말하는 것은 민주 진영의 핵심 지지자들이 결집했을 때의 최소치가 42%에 달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그리고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국민의힘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홍 의원 역시 ‘보수 통합’ 차원에서 삼고초려해 모셔야 할 당의 어른이다. 지금도 국민의힘 선대본부 밖 국민은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겠다며 오리무중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 어느 진영에서 또 어떤 기상천외한 일이 터질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다시 한번 정권교체가 당내 소수 권력자만의 염원이 아닌 국민의 엄명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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