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골칫덩어리 김원웅 광복회장이 기어코 사고를 쳤다. 국가보훈처는 김 회장이 광복회 공금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 지난 26일 감사에 착수했다. 국가유공자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는 명분으로 국회 경내에 설치한 ‘헤리티지 815’ 카페의 자금 4500만 원을 김 회장이 안마비·이발비 등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또 김 회장의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가 은밀히 광복회관에 차려졌으며, 김 회장의 직인을 찍은 공문을 사용해 공공기관들을 상대로 영업 활동을 벌인 정황이 있는 것으로 TV조선이 보도했다.

광복회는 2020년 5월부터 국회 소통관 앞에서 ‘헤리티지 815’ 카페를 운영해왔다. 전국 언론사들이 상주하는 소통관 앞에는 각종 기자회견으로 유동인구가 많다. 카페 운영을 담당해온 전 광복회 기획부장 A씨는 김 회장의 지시로 지난 1년간 카페 자금 4500 만원을 횡령했으며, 이 돈으로 김 회장의 옷 구입·안마 시술소·이발소 이용 등에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횡령금 입금 내역과 이발소·한복 업체 등에 송금한 내역이 담긴 통장 사본을 증거로 제시했다. ‘빼박 증거’가 나온 이상 보훈처도 감사-사법처리 수순을 밟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김 회장이 사법처리될 경우, 법조계에서는 횡령 또는 최소한 장물취득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44년 중국 충칭(重慶) 출생인 김 회장은 공화당-민정당-민자당-새천년민주당-한나라당-열린우리당을 거치며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살아있는 정치 철새의 표본이다. 김 회장은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고 이승만·박정희 정부를 ‘친일 내각’ ‘반민족 정권’으로 매도한다. "안익태는 민족 반역자" "백선엽은 사형감"이라며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볼 수 없는 극언도 서슴지 않는다. 6·25 남침에 공을 세워 김일성 훈장을 받은 김원봉의 서훈을 추진했고, 주사파 혁명조직(RO)의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을 칭송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런 사람을 광복회장 자리에 앉힌 것 자체가 순국선열을 욕보인 것이다. 보훈처는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사법 처리에 들어가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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