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1박 2일 경남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27일 통영 굴 작업장에 방문한 뒤 경남 방문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1박 2일 경남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27일 통영 굴 작업장에 방문한 뒤 경남 방문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할 당시 경기도 공무원에게 사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야권은 이 후보 부부의 입장 표명과 수사에 응할 것을 요구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5급 공무원 배모씨가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고 김헤경씨가 경기도 공무원에게 사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에 대해 이 후보에게 수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논평에서 "김혜경씨가 저지른 공무원 사적 유용은 단순 과잉 의전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증언과 증거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 후보나 김혜경씨가 지시한 적이 없고 공무원이 과잉 충성했다는 식의 해명은꼬리자르기 궤변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원 대변인은 "김혜경씨가 무슨 약을 처방받길 원하는지, 언제 병원에 가는지, 아들이 언제 퇴원하는지, 김혜경 씨 단골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자택으로 배달을 언제 할지, 집안의 냉장고와 옷장 정리를 어떻게 할지, 이 후보나 김혜경씨 모르게 공무원이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것이냐"면서 "김혜경씨가 개인비서처럼 쓴 5급 공무원 배 모 사무관 아래 7급 공무원은 ‘부사수’처럼 동원돼 온갖 시중을 드는데 동원됐다. 병원 방문 시 비 맞는 위치에 차를 댔다고 배 전 사무관이 7급 공무원을 질타한 녹취를 들어보면, 김혜경씨에 대한 의전은 단순 과잉 충성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증거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 전 사무관은 애초부터 공정한 채용을 거친 공무원이 아니라 이 후보가 변호사 시절부터 데리고 있던 직원을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특별채용해 부인 수발을 드는 임무를 맡겼다가 대선후보 캠프까지 데리고 온 인물"이라고 말했다.

원 대변인은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유용은 ‘공무원에게 사적 노무를 요구하면 안 된다’는 공무원 행동강령 13조2항 등을 위반한 행위이고, 김혜경씨의 대리처방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의 부인이 공무원에게 사적으로 일을 시키는 건 불법이고 국고 낭비 행위로 행정안전부가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급 사무관을 수행비서로 두는 건 국무총리급 의전인데 선출직도 아닌 아무런 권한도 없는 김혜경씨가 어떤 권한으로 국무총리급 의전을 누렸다는 것인지 이 후보는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며 "이 후보와 민주당 선대위는 침묵으로 외면하지 말고 명백한 불법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에 성실히 응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도 전날 "이 후보 배우자의 ‘황제 의전’에 대해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가"라며 이 부부의 입장 표명을 강력 촉구했다. 최 수석부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약 대리처방, 음식 배달, 아들 퇴원 수속 등 공무원들을 종 부리듯 한 것에 대해 이 후보 부부와 민주당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후보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이어 "이제는 김씨가 종합병원을 방문할 때 경기도 공무원이 코로나방역을 위한 문진표를 대신 쓰고 허위로 출입증을 받은 사실까지 새로 드러났다"며 "김 씨와 아들이 병원 한 번 다녀오는데 주차장소 물색, 코로나 문진표 대리 작성, 퇴원 수속 등에 바삐 뛰어다녔을 경기도 공무원을 생각하니 화가 치밀 지경"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김 씨에 대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같은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선대위 차원에서 김 씨에게 이런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는 과정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과정은 없었던 것 같다"며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법적 조치도 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선대위 차원에서는 문제제기를 했던 퇴직 공무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거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의 의혹 중 ‘장남을 대신해 병원에서 퇴원수속을 대신 밟아주고, 처방전을 대신 받아주고, 김 씨 대신 병원에서 문진표를 대리작성해준 일이 전혀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현재 배씨 입장에 따르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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