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

우크라이나 문제의 끝이 안 보인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외교적 허술함과 미숙함을 또 한번 드러내며 사태는 진행 중이다. 러시아와 충돌하다 보면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집중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동북아 전략의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을 무력으로 탈환하려 할 경우, 나토와 전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방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러시아의 발전을 억제하는 것",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됐고 충분한 무기를 확보해 크림 작전을 시작한다고 상상해보라"고 푸틴 대통령은 강변했다. "우크라이나를 나토로 끌어들여 공격용 무기들을 대거 배치하고 극우민족주의자들에게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나 크림반도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도록 부추기면서 러시아를 무력 분쟁으로 끌어들이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게 푸틴 대통령의 일관된 주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답변에서 러시아의 핵심적 요구를 무시했다고 강조했다. △나토 확장 금지 △러시아 국경 인근으로의 공격 무기 배치 금지 △유럽 내 군사 인프라의 1997년 이전 수준 복귀 등 3가지 요구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997년은 러시아와 나토 간 기본조약이 체결된 해다.

나토 회원국 지도자로서 이례적으로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 온 오르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평화와 안보를 보장해주고 나토 회원국들도 수용할 수 있는 협정 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믿냐’는 질문에, "회담을 하면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의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편 1일 관계자들을 인용한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러시아에게 보낸 서면 제안은 폴란드·루마니아 소재의 미사일 방어시스템 기지에 지상공격용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이 배치되지 않았음을 검증하는 방안도 담았다. 나토는 폴란드·루마니아에 실전 배치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이란 등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순수 방어 목적이고, 미사일의 탄두를 지상공격용 탄두로 바꿔 탑재할 수 없게 설계됐다며 러시아 측의 의심을 일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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