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우크라이나 사태’.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저격수가 니즈니 노브고로드 지역에서 열린 군사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서방과 러시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일 미국은 자국 병력 3000명을 동유럽 지역에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AP=연합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 병력 3000명을 동유럽 지역에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한 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미국의 동맹 방위 메시지’라며 환영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가진 브리핑에서 3000명의 군 파병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폴란드와 독일에 약 2000명의 병력을 보내고 독일에서 루마니아로 약 1000명의 병력을 파견한다. 이는 나토 동부 지역에 대기시킨 8500명의 병력과 별개다. 추가 배치된 군은 수일 내로 유럽으로 이동할 예정으로, 일단 미군의 지휘를 받으며 나토가 러시아에 맞서 신속대응군을 가동할 경우 지원에 나선다. 커비 대변인은 추가 파병도 시사했다. "다만 영구적인 것이 아니며 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미군 배치 발표에 대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정치적 결정을 위한 여지를 좁힌다"는 비판이다. 반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성명으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 미국의 다짐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 "우리의 군사력 전개는 방어적·비례적이며 나토가 모든 동맹국을 보호하고 방위하기 위해 필요한 어떠한 조치라도 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말이다. 러시아군이 소련 붕괴 이후 훈련과 지원으로 정예부대로 거듭나는 동안, 미국을 믿고 병력을 줄여 온 EU 대부분의 국가들로선 이번 파병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하는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3일 중국 신화통신 기고문 ‘러시아와 중국: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동반자’에서 "새로운 시대,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협력의 양국 관계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영국의 경고에 대해선 조롱하는 투의 태도를 보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일 우크라 사태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으나 입장차를 재확인했을 뿐이다. 이날 러시아 폭격기들이 영국 영공에 접근해 영국 전투기의 긴급 발진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우크라 사태 관련 미서방의 서면 답변에서 러시아의 핵심 요구가 사실상 거부되자, 푸틴 대통령은 전날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국가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케메로보 지역에서 탱크를 동원해 훈련하고 있다. 미국은 이날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 3000명을 동유럽에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러시아가 강력 반발하면서 갈등이 증폭되는 형국이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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