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가 설 이후 계속 치솟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3일부터 고추장, 된장, 쌈장 가격을 평균 9% 수준으로 인상했다. 대상 역시 오는 7일부터 장류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할 예정이다. 사진은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고추장, 된장 등 장류 판매대. /연합
밥상물가가 설 이후 계속 치솟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3일부터 고추장, 된장, 쌈장 가격을 평균 9% 수준으로 인상했다. 대상 역시 오는 7일부터 장류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할 예정이다. 사진은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고추장, 된장 등 장류 판매대. /연합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3.6% 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 올들어 지난 1월까지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1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10년 만에 가장 긴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3.0%에 달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가장 최근에 3%대로 올라섰던 것은 10년 전인 2012년 1월이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이나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는 농산물과 석유류는 제외하고 산정한 것으로 물가의 중장기적 추이를 나타낸다. 이번 물가 상승을 일시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외식물가와 기름값 등 생활물가에도 비상이 들어왔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1월 외식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5%로 2009년 2월의 5.6%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갈비탕(11.0%)·생선회(9.4%)·소고기(8.0%) 등을 비롯한 39개 외식품목 물가가 일제히 1년 전보다 올랐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김밥(7.7%)·햄버거(7.6%)·설렁탕(7.5%)· 라면(7.0%)·짜장면(6.9%)·치킨(6.3%)·삼겹살(5.9%)·돈가스(5.7%) 등의 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인상이 억제됐던 커피마저 올해 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6%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지난달 6.3% 올랐다. 지난해 12월의 7.8%보다는 오름 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다.

가공식품 물가도 4.2% 올라 2014년 8월의 4.5% 이후 7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밀가루가 전년 동기 대비 12.1% 올랐다. 국수(27.8%)·식용유(14.4%)·우유(6.6%)·어묵(6.6%)·햄 및 베이컨(5.2%) 등도 많이 올랐다. 가공식품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외식물가는 물론 ‘밥상물가’를 밀어 올려 서민들의 생활에 부담을 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역대 최대 폭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단행했음에도 이달 기름값은 직전 최고점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세가 유류세 인하 효과를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휘발유·경유·LPG부탄에 대한 유류세 20% 한시 인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역대 유류세 인하 조치 사상 최대 폭이다. 만일 유류세 20% 인하가 소비자 가격에 100%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휘발유 1리터당 164원의 가격 하락 효과가 발생한다.경유는 1리터당 116원 내려가고, LPG부탄은 40원 절감된다.

하지만 정부가 유류세 인하로 찍어누르는 와중에도 기름값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유가 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667.6원으로 전주보다 15.2원 오르면서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경우 리터당 1738.6원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정부가 세금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격에 한계가 있다는 반증이다. 유류세는 정률이 아니라 정액인 만큼 국제유가가 올라도 변동이 없지만 기름값은 국제유가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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