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게이트’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 대한 비난이 부인 캐리 존슨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5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영국 보수당 출신 전 상원의원 마이클 애쉬크로프트 경이 존슨에 대한 전기를 출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전기에서 애쉬크로프트 경은 57세의 존슨이 젊은 영부인 캐리 존슨(33세)에 푹 빠져 아무것도 못 보는 ‘부인의 꼭두각시’라고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에 관한 보도에 따르면 총리가 자신의 보좌관들을 잘라낸 것도 부인과 부인 친구들의 조언이었으며, 종종 부인이 남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안을 지시·통제한다고 한다. 선거운동 기간, 당시 여자친구였던 그녀의 간섭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직원들이 그녀가 탄 택시를 일부러 우회해 가는 길로 안내했다든가, 존슨이 보좌관에게 "내가 귀가해 그녀에게 고문당할 일을 하지 말아 달라"고 말한 내용도 있다.
데일리메일은 존슨의 정적들이 아내 캐리에 대한 ‘매우 불쾌한 인신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파티 게이트’을 거치며 존슨에게 남은 단 한명의 ‘정치적 친구’가 캐리뿐이라면서,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총리의 국정 운영에 미친 캐리의 영향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미 합의했다고 생각한 문제에 대해 하룻밤새 남편의 마음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수십 건의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직원들에게 계속 전화해 존슨 총리가 회의에서 벗어나 자신과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러지(紙)는 캐리를 "파티 중독"으로 묘사한 바 있다.
코로나 19 대유행 때문에 전국적인 봉쇄령이 내려진 시기에 술자리를 포함한 파티를 즐긴 사실이 잇따라 밝혀지면서 존슨 총리의 측근 4명이 각각 사의를 밝혔다. 이렇게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여전히 존슨 총리는 "변화란 좋은 것(change is good)"이라며 버티고 있다. 총리 사임을 요구한 보수당 의원이 13명, 이 중 8명은 불신임 투표 요구 서한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54명이 서한을 제출하면 불신임 투표를 하게 된다. /조동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