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를 한달여 앞둔 7일 오후 경기 김포 차량광고업체 에바다에 더불어민주당 선거 유세에 사용될 무대 연단이 놓여 있다(왼쪽사진). 같은날 경기 파주에 위치한 차량광고업체 미디어맥스에는 국민의힘 선거 유세에 사용될 무대연단이 놓여 있다.(오른쪽 사진) /연합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한달여 앞둔 7일 오후 경기 김포 차량광고업체 에바다에 더불어민주당 선거 유세에 사용될 무대 연단이 놓여 있다(왼쪽사진). 같은날 경기 파주에 위치한 차량광고업체 미디어맥스에는 국민의힘 선거 유세에 사용될 무대연단이 놓여 있다.(오른쪽 사진) /연합

3·9 대통령선거 후보등록 마감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후보 대 후보로서 담판을 지어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권 내에서는 물론이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물론 단일화 없이도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굳이 단일화에 매달릴 필요가 없겠지만, 단일화 없이 다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지고 정권교체에 실패했을 경우 이에 따르는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야권 내 분위기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자강론’을 내세우며 단일화에 반대하는 기류가 일부 존재하기는 하지만, 현역의원 과반수가 단일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가 지난 3~6일 ‘윤석열·안철수’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 105명을 대상으로 전화통화 방식을 통한 전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이 넘는 55명의 의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가진 의원 14명까지 포함할 경우 105명 중 69명(63.8%)가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이다.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의원은 16명(15.2%)에 그쳤다.

의견을 드러내지 않은 의원은 18명(17.2%), 응답하지 않은 의원은 4명(3.8%)였다.

이같은 당 내 분위기를 반영하듯 윤 후보도 7일 단일화 협상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했다.

윤 후보는 이날 공개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나온 분이라는 점에서 저와 방향이 같다"며 "합쳐서 갈 수 있으면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1997년 대선 당시 ‘DJP 연합’(김대중 전 대통령+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을 언급하며 "단일화를 한다면 나와 안 후보가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언급되는 ‘당대당 통합’ 내지는 ‘국민여론조사’는 고려하지 않고, 대신 후보 간 협상을 통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에는 안 후보보다 세 배 이상 높은 현재의 지지율에 대한 자신감도 깔려 있다.

윤 후보의 이런 스탠스로 인해 선대위 지도부도 단일화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쪽으로 자세를 바꿨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 있나’라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변했다.

전날 ‘단일화를 논의할 때가 됐다’는 원희룡 정책본부장의 인터뷰에 대해 "(원 본부장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각을 세웠지만 하루만에 정 반대로 달라진 것이다.

변수는 단일화 파트너인 안 후보가 얼마나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느냐다. 안 후보는 이날 권영세 본부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어제는 아니라고 했다가 오늘은 된다고 하느냐"며 "이런 문제는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어 "저는 (완주가 아닌) 당선을 목표로 뛰고 있다"며 단일화 논의에 대해 일축했다.

하지만 정권교체에 실패했을 경우 안 후보가 받아들여야 할 책임론 또한 결코 작지 않다. 본인의 대권 쟁취라는 작은 가능성을 위해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사명을 외면했다는 지탄은 앞으로의 정치생활에서 계속 안 후보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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