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올해 1월 말까지 5년 간 임명된 친정부·친여당 성향의 임원과 이사는 모두 63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예금보험공사가 16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모습. /연합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올해 1월 말까지 5년 간 임명된 친정부·친여당 성향의 임원과 이사는 모두 63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예금보험공사가 16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모습. /연합

문재인 정부 5년 간 금융 공공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권 말기 임기가 보장된 공기업 상임 임원의 ‘알박기’인사도 늘어나고 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8개 금융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임원 및 이사 현황’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올해 1월 말까지 임명된 친정부·친여당 성향의 임원과 이사는 모두 63명으로 집계됐다. 강 의원은 △대선 캠프 출신 △청와대 고위직 등 코드 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첫 글자를 딴 속칭 ‘캠코더’ 인사를 친정부·친여당 성향의 낙하산 인사로 분류했다.

강 의원의 분류에 따르면 기관별 캠코더 낙하산 인사 수는 예금보험공사가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자산관리공사·신용보증기금·산업은행이 각각 9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서민금융진흥원은 각각 8명과 6명, 중소기업은행과 예탁결제원은 각각 4명과 2명의 캠코더 인사가 이뤄졌다고 강 의원은 밝혔다.

이들 63명이 맡은 직위는 공공 금융기관의 기관장·감사·상임이사·비상임이사 등이며, 34명은 현직이다. 강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 간 대선 캠프 출신, 코드가 맞는 사람, 더불어민주당 인사를 금융 공공기관에 골고루 내려주는 논공행상 잔치판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의 경우 일반 정규직 신규 채용은 급감한 반면 상임 임원의 신규 채용은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공기업의 경영정보 공시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 35곳의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은 5917명이었다. 이는 2019년의 1만1238명과 비교하면 47.3% 줄어든 수치다. 해산된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제외하고 35개 공기업 중 23개 공기업의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이 감소했다.

2019년 대비 정규직 신규 채용이 많이 줄어든 공기업은 한국마사회,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다. 한국마사회의 경우 2019년 일반 정규직 41명을 채용했지만 2020년에 1명으로 급감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아예 1명도 없었다.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 역시 같은 기간 정규직 신규 채용이 154명, 58명에서 각각 3명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상임 임원은 양 공기업 모두 4명씩 선임됐다.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로 해체 수준의 조직 혁신을 약속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정규직 신규 채용이 2019년 664명에서 2020년 360명으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7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LH의 상임 임원 채용 인원은 2019년 3명, 2020년 3명, 지난해 6명이었다.

매년 1000명 이상 대규모 신규 채용을 하는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도 정규직 신규 채용이 2019년과 비교해 대폭 감소했다. 한국철도공사는 3964명에서 1426명, 한국전력공사는 1772명에서 1047명으로 줄었다. 한국전력의 관계 회사 10곳 중에서는 한국남동발전·한국전력기술·한국동서발전·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한 6개사의 정규직 채용 인원이 34.4%∼6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스인덱스 관계자는 "현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면서 공기업 채용이 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연속 급감했다"며 "반면 정권 말기에 임기가 보장된 상임 임원의 알박기 인사는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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